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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숲과 호수의 나라'로 통했다. 국토의 70% 이상이 숲과 호수로 덮여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노키아가 세계적인 휴대폰 메이커로 변신하면서 90년대 중반이후 '정보통신강국'으로 부상했다. '노키아의 나라'란 말까지 생겨났다.
지난해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노키아의 점유율은 35%나 됐다. 노키아 덕분에 핀란드 정보기술(IT)기업들도 기술력을 인정받게 됐다.
이른바 '노키아 효과'다. 그런데 노키아조차 두려워하는 존재가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 휴대폰 업체들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상반기 세계 휴대폰시장 점유율은 13.8%.노키아(29.9%)의 절반도 안되고 세계 3위에 불과하지만 고가 제품 시장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카메라폰 판매량에서는 삼성전자가 압도적인 세계 1위이고 판매단가도 가장 높다.
국내에서'애니콜'로 불리는 삼성휴대폰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최고품으로 인정받는다.
중국 러시아 등에서는 부의 상징으로 통할 정도다.
영국에서 발행되는 파이낸셜타임스는 삼성전자가 노키아를 제치고 휴대폰 최강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미 '삼성전자 효과'는 '노키아 효과' 못지 않은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삼성전자 휴대폰의 후광을 받아 메이드인코리아 제품이 세계 시장에서 '고급'으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이춘선 생산성본부 컨설팅사업본부장은 "미국에서도 삼성전자 휴대폰은 최고 제품의 대명사로 통한다"며 "미국시장에서 한국산 자동차 전자제품 등이 호평을 받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LG전자는 5위,팬택계열은 8위에 올랐다.
지난 1년간 한국 업체들이 세계시장에서 판매한 휴대폰은 1억1천만대로 세계 총 생산량 5억1천만대의 22%를 차지했다.
휴대폰은 이미 반도체 자동차와 더불어 한국의 대표제품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의 경우 휴대폰 수출액은 1백34억달러로 반도체 2백억달러,자동차 1백90억달러에 이어 단일 품목으로 3위를 기록했다.
여기에다 앞에서 지적한 '후광효과'를 감안한다면 휴대폰의 파급효과는 반도체나 자동차에 못지 않다.
휴대폰 시장 전망은 매우 밝다.
휴대폰은 단순히 걸어다니며 통화할 수 있는 이동전화기가 아니다.
디지털카메라 MP3 캠코더 TV 등 다양한 전자기기를 포함하는 복합체로 진화하고 있다.
휴대폰 시장은 이들 전자기기 시장을 흡수하면서 급속히 커지고 있다.
융합화·복합화에 관한한 우리나라 휴대폰 업체들이 어느 나라 업체보다 강점을 갖고 있다.
그래서 휴대폰 산업을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제품 혁신성 측면에서 해외 선진업체에 비해서도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차세대 단말기 사업을 육성할 수 있는 제도를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