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경제 산성체질 극복해야" ‥ 박승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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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구는 분출시키고 고통은 감내하지 않으려는 우리 경제의 산성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능률협회 주최 하계 최고경영자 세미나에서 '산성체질 개선론'을 다시 들고 나왔다.선진국들이 국민소득 1만달러를 넘어서면서 겪었던 '대중들의 욕구 분출->고비용ㆍ저효율 구조 정착->성장 지체'의 악순환을 한국 경제가 그대로 답습할 수 있다는 경고다.
박 총재는 특히 한국이 산업화에 따른 고속성장을 거듭한 직후 나타난 현상이기 때문에 이를 '조로(早老)한 상태'라고 표현했다.
그는 "현재 한국 경제는 5%안팎의 견실한 성장을 지속하느냐 아니면 2∼3%의 장기 저성장기로 떨어지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박 총재는 이어 "이런 상황에도 한국 경제의 살길인 경제 개방과 산업구조 조정에 따른 고통 감내에는 인색하고 나만 잘살겠다는 집단이기주의가 만연한 것이 조로현상이며 어려움의 실체"라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노동계 파업사태와 관련, "평균 임금수준이 경쟁국중 가장 높은데도 해마다 임금상승률은 두자릿수를 기록하고 파업이 대부분 연봉 4천만원 이상인 고임금 직장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와 함께 박 총재는 고령화 고비용 및 산업경쟁력 약화라는 구조적인 문제에다 중국의 부상, 세계화에 따른 무한 경쟁이라는 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가 '낡은 성장동력'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활력을 떨어뜨리는 주 요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박 총재는 "그동안 저임금 고물가 보호주의와 후발자의 이익이라는 환경아래서 1960년대부터 2000년까지 평균 7.7%의 고도성장을 누려 왔으며 이는 산업화 과정의 성장"이라며 "이제는 고임금 과소수요 저수익이라는 조건에 후발자의 이익도 없는 산업화 후 성장 단계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 경제가 겪고 있는 내수 침체, 경기양극화, 고용없는 성장, 투자부진 등은 이같은 성장구조 변화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같은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견실한 성장으로 갈수도 있고 장기적 성장정체를 경험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박 총재는 경제체질 전환을 위해서는 "일을 더하고 욕구는 줄여야 하며 내 이익만 고집하지 말고 남과 사회 전체의 이익을 배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고비용과 저효율 구조 개선, 경제 개방 수용, 기술개발과 생산성 향상 등을 과제로 꼽았다.
그는 "성장구조 전환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지 못하면 일본과 독일처럼 장기적인 성장 정체기를 맞을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능률협회 주최 하계 최고경영자 세미나에서 '산성체질 개선론'을 다시 들고 나왔다.선진국들이 국민소득 1만달러를 넘어서면서 겪었던 '대중들의 욕구 분출->고비용ㆍ저효율 구조 정착->성장 지체'의 악순환을 한국 경제가 그대로 답습할 수 있다는 경고다.
박 총재는 특히 한국이 산업화에 따른 고속성장을 거듭한 직후 나타난 현상이기 때문에 이를 '조로(早老)한 상태'라고 표현했다.
그는 "현재 한국 경제는 5%안팎의 견실한 성장을 지속하느냐 아니면 2∼3%의 장기 저성장기로 떨어지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박 총재는 이어 "이런 상황에도 한국 경제의 살길인 경제 개방과 산업구조 조정에 따른 고통 감내에는 인색하고 나만 잘살겠다는 집단이기주의가 만연한 것이 조로현상이며 어려움의 실체"라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 노동계 파업사태와 관련, "평균 임금수준이 경쟁국중 가장 높은데도 해마다 임금상승률은 두자릿수를 기록하고 파업이 대부분 연봉 4천만원 이상인 고임금 직장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와 함께 박 총재는 고령화 고비용 및 산업경쟁력 약화라는 구조적인 문제에다 중국의 부상, 세계화에 따른 무한 경쟁이라는 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제가 '낡은 성장동력'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활력을 떨어뜨리는 주 요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박 총재는 "그동안 저임금 고물가 보호주의와 후발자의 이익이라는 환경아래서 1960년대부터 2000년까지 평균 7.7%의 고도성장을 누려 왔으며 이는 산업화 과정의 성장"이라며 "이제는 고임금 과소수요 저수익이라는 조건에 후발자의 이익도 없는 산업화 후 성장 단계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한국 경제가 겪고 있는 내수 침체, 경기양극화, 고용없는 성장, 투자부진 등은 이같은 성장구조 변화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같은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견실한 성장으로 갈수도 있고 장기적 성장정체를 경험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박 총재는 경제체질 전환을 위해서는 "일을 더하고 욕구는 줄여야 하며 내 이익만 고집하지 말고 남과 사회 전체의 이익을 배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고비용과 저효율 구조 개선, 경제 개방 수용, 기술개발과 생산성 향상 등을 과제로 꼽았다.
그는 "성장구조 전환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지 못하면 일본과 독일처럼 장기적인 성장 정체기를 맞을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