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가 살아났다.


이 회사는 지난 2분기 중 창사 이래 최고 수준의 이익을 실현하면서 4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성공적인 구조조정으로 차입금 규모도 계속 줄어들어 한때 8조2천억원에 달했던 금융권 부채가 1조5천억원 수준까지 낮아지게 됐다.


하이닉스반도체는 26일 서울 증권거래소에서 기업설명회를 열고 지난 2분기 중 해외법인을 포함해 1조6천9백81억원의 매출과 6천8백1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분기에 비해 각각 26% 및 79% 증가한 수준이며 순이익도 62% 늘어난 6천1백94억원에 달했다.
이같은 실적은 지난 83년 창사 이후 사상 최대 수준으로 지난해 3분기 이후 4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이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원가경쟁력 수준을 보여주는 영업이익률 때문이다.


40.1%를 기록한 영업이익률은 세계 최고의 메모리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46.9%)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해외 경쟁사인 독일의 인피니언(16%)이나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9%)보다는 월등히 높다.
이는 하이닉스가 투자 재원의 전략적인 배분을 통해 생산공정 효율을 높이는 데 성공함으로써 세계적인 수준의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플래시메모리 등의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비중을 성공적으로 확대해온 것도 실적호조의 한 요인이다.


하이닉스의 D램 메모리 생산량은 전분기 대비 16%,플래시메모리 생산량은 27% 가량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하이닉스는 올 상반기에 1조6백10억원의 영업이익과 1조2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올 상반기 투자금액(7천억원 상당)을 완전히 회수했을 뿐만 아니라 8월 중 만기 도래하는 미국 유진공장의 부채(6천8백억원 상당)도 자력으로 상환할 수 있게 됐다.


또 비메모리 사업부 매각으로 1조원 상당의 금융권 부채를 갚고 나면 부채비율도 종전 1백20%에서 60% 수준으로 대폭 낮아지게 된다.


회사 관계자는 "이대로 간다면 천문학적 규모의 부실채권과 가혹한 구조조정으로 얼룩졌던 과거를 완전히 잊고 머지않아 독자생존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