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슨전자 전격 화의신청..中시장·저가모델 의존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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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슨전자가 26일 전격적으로 화의를 신청한 것은 최근 중견 휴대폰 업계의 위기를 대변한다.
업계에서는 텔슨전자의 화의신청을 예견된 사태로 받아들이면서도 파장이 다른 기업으로 확산될까 우려하고 있다. 중국시장에 주력하던 중견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급속히 위기에 빠져들었다.
중국은 지난해 사스(SARS.급성호흡기증후군) 발생 후 시장이 침체되자 자국 업체들을 보호하기 위해 휴대폰 완제품 수입을 금지시켰다.
게다가 중국 업체들이 급성장,단말기 가격하락을 주도하면서 저가품을 만들어온 한국 중견업체들로선 "출혈수출"을 피할 수 없게 됐다.텔슨전자도 예외가 아니었다.
2002년까지만 해도 텔슨전자의 실적은 양호했다.
매출 4천4백6억원에 영업이익은 2백20억원,당기순이익은 47억원이었다.그러나 사스 여파로 인해 중국 수요가 줄면서 경영실적이 급속히 악화되기 시작했다.
2003년에는 매출 3천3백99억원에 2백8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말에는 유럽식 이동통신(GSM) 시장에 진출하고 수출국을 다변화하면서 재기를 노렸지만 쉽지 않았다.특히 은행권이 발목을 잡았다.
현재 텔슨전자의 수출신용장 개설한도는 5백만달러.작년 초까지만 해도 3천만달러였으나 적자가 누적되면서 6분의 1로 줄었다.
텔슨전자 관계자는 "2억달러 규모의 수주를 해도 수출신용장 개설 한도로 인해 제때에 물건을 공급하기 어려웠다"며 "기껏해야 한 달에 1백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 텔슨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이 3백60억원에 머물 정도로 매출액이 급감했다.
은행권의 대출금 회수도 텔슨전자의 화의신청을 부채질했다.
지난 5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세원텔레콤은 법정관리 신청 1년 전부터 약 8백억원의 부채를 상환했다.
은행권의 독촉 때문이었다.
텔슨전자 역시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1천70억원의 대출금을 갚았다.
부채비율은 1백75%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텔슨전자 관계자는 "화의신청을 통해 채권을 동결시킨 후 수익을 내서 부채를 갚을 수 있다면 오히려 화의가 약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화의만 받아들여지면 충분히 수익을 내 회생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텔슨전자의 위기는 중견 휴대폰업계의 고민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중견 업체들은 대부분 저가품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 시장에 중국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가격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다변화도 쉽지 않다.
국내시장의 경우 삼성전자 LG전자 팬택앤큐리텔 등이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SK텔레콤과 KTF의 자회사인 SK텔레텍과 KTFT,그리고 모토로라의 자회사인 어필텔레콤 등이 남은 시장을 나눠갖고 있다.
중견 업체가 비집고 들어갈 여지가 거의 없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도 다를 바 없다.
중견 업체들은 그동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급해온 탓에 브랜드 인지도가 매우 약하다.업계 관계자는 "휴대폰이 반도체 자동차에 이어 수출 3대 품목으로 부상했지만 삼성 LG 팬택 계열 등 이른바 '빅3'가 주도하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간 대기업 계열사 외에는 살아남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
업계에서는 텔슨전자의 화의신청을 예견된 사태로 받아들이면서도 파장이 다른 기업으로 확산될까 우려하고 있다. 중국시장에 주력하던 중견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급속히 위기에 빠져들었다.
중국은 지난해 사스(SARS.급성호흡기증후군) 발생 후 시장이 침체되자 자국 업체들을 보호하기 위해 휴대폰 완제품 수입을 금지시켰다.
게다가 중국 업체들이 급성장,단말기 가격하락을 주도하면서 저가품을 만들어온 한국 중견업체들로선 "출혈수출"을 피할 수 없게 됐다.텔슨전자도 예외가 아니었다.
2002년까지만 해도 텔슨전자의 실적은 양호했다.
매출 4천4백6억원에 영업이익은 2백20억원,당기순이익은 47억원이었다.그러나 사스 여파로 인해 중국 수요가 줄면서 경영실적이 급속히 악화되기 시작했다.
2003년에는 매출 3천3백99억원에 2백8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말에는 유럽식 이동통신(GSM) 시장에 진출하고 수출국을 다변화하면서 재기를 노렸지만 쉽지 않았다.특히 은행권이 발목을 잡았다.
현재 텔슨전자의 수출신용장 개설한도는 5백만달러.작년 초까지만 해도 3천만달러였으나 적자가 누적되면서 6분의 1로 줄었다.
텔슨전자 관계자는 "2억달러 규모의 수주를 해도 수출신용장 개설 한도로 인해 제때에 물건을 공급하기 어려웠다"며 "기껏해야 한 달에 1백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 텔슨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이 3백60억원에 머물 정도로 매출액이 급감했다.
은행권의 대출금 회수도 텔슨전자의 화의신청을 부채질했다.
지난 5월 법정관리를 신청한 세원텔레콤은 법정관리 신청 1년 전부터 약 8백억원의 부채를 상환했다.
은행권의 독촉 때문이었다.
텔슨전자 역시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1천70억원의 대출금을 갚았다.
부채비율은 1백75%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텔슨전자 관계자는 "화의신청을 통해 채권을 동결시킨 후 수익을 내서 부채를 갚을 수 있다면 오히려 화의가 약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화의만 받아들여지면 충분히 수익을 내 회생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텔슨전자의 위기는 중견 휴대폰업계의 고민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중견 업체들은 대부분 저가품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 시장에 중국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가격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다변화도 쉽지 않다.
국내시장의 경우 삼성전자 LG전자 팬택앤큐리텔 등이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SK텔레콤과 KTF의 자회사인 SK텔레텍과 KTFT,그리고 모토로라의 자회사인 어필텔레콤 등이 남은 시장을 나눠갖고 있다.
중견 업체가 비집고 들어갈 여지가 거의 없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시장도 다를 바 없다.
중견 업체들은 그동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급해온 탓에 브랜드 인지도가 매우 약하다.업계 관계자는 "휴대폰이 반도체 자동차에 이어 수출 3대 품목으로 부상했지만 삼성 LG 팬택 계열 등 이른바 '빅3'가 주도하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간 대기업 계열사 외에는 살아남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