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퀴의 정복자' 암스트롱..투르 드 프랑스 6연패 신화창조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32·미국)이 2004프랑스도로일주 사이클대회(투르 드 프랑스)에서 우승하며 대회 1백1년 역사상 최초로 6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암스트롱은 26일(한국시간) 프랑스 몬테로에서 파리 샹젤리제까지의 대회 마지막 구간(1백63km)에서 1위 톰 부넨(벨기에)에게 19초 뒤진 4시간8분45초로 들어왔으나 전체 종합 83시간36분2초로 우승,6개 대회 연속 종합우승을 이뤘다.

안드레아스 클로덴(독일)은 암스트롱에게 6분19초 뒤진 2위에 올랐고 이반 바소(이탈리아)와 얀 울리히(독일)가 나란히 3,4위에 랭크됐다.

암스트롱은 이로써 통산 5회 우승자들인 에디 메르크스(벨기에),자크 앙케티,베르나르 이노(이상 프랑스)는 물론 5연패(1991∼95)의 기록을 세웠던 미겔 인두라인(스페인)을 제치고 1백1년 역사의 투르 드 프랑스 최고 영웅으로 떠올랐다.

암스트롱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레이스에서 우승해 기쁘다"며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1971년 미국 텍사스에서 태어난 암스트롱은 93년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르며 국제 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했고 같은 해 투르 드 프랑스에서 최연소 구간 우승기록(당시 21세)을 세우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창 재능을 꽃피워가던 96년에 고환암 판정을 받으면서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암스트롱은 뇌와 폐까지 암이 전이되는 최악의 상태에서 한쪽 고환과 뇌 조직 일부를 도려내는 대수술을 받은 후 머리카락이 빠지고 몸무게가 급격히 줄게 되는 항암치료를 견뎌내야만 했다.

1년반이 지나고 어느 정도 몸이 회복되자 암스트롱은 재기를 선언했고 의사들의 만류를 뿌리치며 훈련을 시작했다.

피레네산맥과 알프스의 준령을 수 차례 오르내리는 강훈 끝에 99년 꿈에 그리던 투르 드 프랑스 우승재킷(옐로 저지)을 입었다.

스프린터에서 장기레이스 주자로 거듭난 암스트롱은 강철체력을 선보이며 투르 드 프랑스를 내리 4연패했다.

그러나 작년에는 시합 도중 넘어지는 두 차례의 사고와 탈수증세까지 겪는 등 어려운 경기 끝에 강적 얀 울리히를 1분1초 차이로 따돌리고 우승,91년부터 5회 연속 우승한 미겔 인두라인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처럼 천신만고 끝에 달성한 우승 때문에 이제는 하향 곡선을 그릴 때가 됐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암스트롱은 올해 6차례의 구간 1위를 달리면서 대회 6연패를 달성,다시 한번 세계 최고임을 입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