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ONG KOREA] <과학문화시대를 열자> (5)과학교육,개혁돼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지난 23일 개막된 '대한민국 과학축전'행사의 하나로 마련된 '과학탐구관'은 학생들로 북적대고 있다.

이 과학탐구관에선 과학교사와 학생들이 부스를 개설,생활하면서 체험할 수 있는 과학원리를 재미있게 풀어준다.알루미늄 테이프를 이용한 미니 번개(신나는 과학을 만드는 사람들),마술 속에 숨겨진 과학 원리(어메니티과학연구회),드라이아이스를 이용한 구슬 아이스크림(한양대) 등이 바로 그것이다.

학생들은 이들 사례를 과학을 즐기고 있다.

과학교사 모임인 어메니티과학연구회의 김옥자 회장(부산해사고 교사)은 "재미있는 과학교육이야 말로 과학에 대한 흥미를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한다.그러나 우리나라 교육현장의 모습은 이것과는 판이하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가 최근 실시한 청소년 과학선호도 조사에서도 '과학을 좋아한다'고 응답한 초·중·고교생의 비율은 각각 47%,38%,32%에 그쳤다.

고학년으로 갈수록 과학에 대한 흥미도는 더욱 더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인한 '재미없는' 과학교육을 그 주요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꼽고 있다.

따라서 과학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선 일선 교육현장에서 부터 개혁이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초·중·고교의 과학교육은 '속빈 강정'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제7차 교과과정 개편으로 실험위주의 과학교육이 확대되고 실험실 보급률도 80%를 넘어서는 등 외형상으론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험 기자재나 프로그램의 수준은 예전과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는 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과학교사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지원 프로그램도 시대에 뒤떨어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학교사 쪽도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선진교육을 연수할 수 있는 기회가 드물뿐 아니라 획일적 프로그램만으로 교육환경을 체험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정규 교육과 체험 프로그램을 연계시키는 정책도 크게 부족한 것으로 지적된다.

이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이 없는 것은 물론 아니다.

과학교사들이 연구회 등을 결성,과학 기자재를 만들고 과학탐구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대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학교와 정부 측의 지원 부족으로 크게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전국과학교사협회 회원들은 지난 4월 열린 세계 최대 과학교육 행사인 '미국과학교사협회 컨벤션'에 자비로 참가했다.

정부나 기업으로부터 후원을 받지못했기 때문이었다.

한국의 과학교육을 혁신하기 위해선 체험·탐구 중심의 과학교육을 정착시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우선 학교와 기업,지역사회를 연계한 과학교육 파트너십 체계 구축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교사와 학생간 과학 교류의 장인 '사이언스 카페' 등 과학문화 체험공간을 늘리고,우수 과학교사 양성을 위한 종합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기업과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통한 현장중심 과학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기 위해 지역별로 '과학교육문화센터'를 설립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다른 쪽에서는 과학교육 전문기관인 한국과학교육진흥원(KISED)을 설립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전국과학교사협회 현종오 회장은 "우리의 과학교육은 지식을 가르치는 쪽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며 "즐겁게 체험하면서 배울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