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이용액 100조원 줄었다 ‥ 상반기 작년보다 39% 감소

경기침체 등의 영향으로 올 상반기 신용카드 이용액이 약 1백조원이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 올해 예산(1백20조1천3백93억원)의 83%에 달하는 금액이다.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 LG 등 9개 신용카드사의 지난 상반기 이용실적(기업구매 카드제외)은 1백55조7천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2백54조7천억원에 비해 99조원(39%)이나 감소했다.

카드사별로는 LG카드가 26조원으로 작년 상반기(57조2천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 삼성카드 역시 24조원으로 전년 동기(47조원)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쳤다.

KB카드(옛 국민카드)는 33조1천억원으로 지난해의 49조3천억원보다 3분의 1이 줄었다.이밖에 △비씨카드 17조4천억원 △우리카드 6조7천억원 △외환카드 3조9천억원 △현대카드 2조2천억원 △신한카드 6천억원이 각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롯데백화점 카드사업부문을 합병한 롯데카드는 작년 상반기 8천4백30억원에서 올해는 4배가 넘는 3조5천7백50억원으로 증가, 카드사중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였다.

신용카드 이용액이 이처럼 격감한 것은 소비자들이 극도로 지출을 자제하는 등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은데다 신용카드사들 역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현금서비스 한도를 대폭 축소했기 때문이다.실제로 11개 시중은행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비씨카드의 이용액 변화를 살펴 보면 할부 및 일시불 서비스 등 신용판매부문은 12조∼13조원 수준에서 억제되고 있는 가운데 현금서비스 사용액은 올 상반기 47조5백26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감소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연체가능성이 높은 부실회원들의 카드사용은 억제해야겠지만 정상적인 회원들마저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으면 카드산업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며 "카드사들이 우량회원들의 현금서비스 한도를 높여주고 수수료를 할인해 주는 등 마케팅을 펼치고 있지만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