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컴 "바닥 안보이네".. 감자ㆍ유상증자설 악영향

국내 2위의 PC전문 생산업체인 삼보컴퓨터가 바닥을 모른채 추락하고 있다.

지난 4월22일 5천3백원을 넘었던 주가는 이후 연일 하락,29일 현재 2천1백80원으로 떨어졌다.52주(1년) 신저가라는 불명예도 안았다.

이 회사는 지난 28일 70만주가 넘는 외국인의 손절매성 투매물량이 일시에 쏟아지면서 11.42% 폭락,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액면가(2천5백원)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 6월 감자설 유상증자설 대규모차입설 등 각종 루머가 돈 데 이어 하반기 정보기술(IT) 경기침체 가능성과 최근 텔슨전자 부도로 IT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된게 원인이다.사실 작년 말까지만 해도 삼보컴퓨터의 실적개선과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매우 높았다.

국내외적으로 지난 1999년 'Y2K' 문제가 이슈화되면서 집중적으로 교체됐던 PC의 재교환 시기가 올해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또 두루넷 등 부실자회사 정리를 마치고 작년 9월 유상증자(5백86억원)를 실시해 1천3백%가 넘는 부채비율이 6백%로 낮아지는 등 재무구조도 크게 개선됐다.그러나 이런 기대와는 정반대로 올 1분기 실적은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외형의 30%를 차지하는 국내 PC 매출이 내수침체로 부진을 면치 못해서다.

올 1분기 매출은 4천9백70억원으로 최근 2년간 처음으로 5천억원 밑으로 떨어졌다.여기다 그나마 실적을 유지해줬던 데스크톱 수출 물량이 올 1월과 2월 20만대를 넘다가 4월과 5월 12만∼16만대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감자설 유상증자설 등의 악성 루머가 도는 '토대'가 제공된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도 삼보컴퓨터의 최근 주가 급락은 지나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임유승 대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5월까지 급감했던 데스크톱 수출물량은 6월 35만대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등 시장의 우려보다는 2분기 실적이 양호하게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삼보컴퓨터의 주가 반등은 당분간 힘들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윤이 상대적으로 높은 내수 수요가 회복돼야 본격반등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한편 삼보컴퓨터 관계자는 오는 8월중순께 2분기 실적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