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재테크 포인트] 현금보유도 때론 좋은 재테크 수단

요즘 들어 재테크 시장에서도 무기력 증세가 심화되고 있다.

무엇보다 재테크 시장의 인프라가 약화되는 조짐이 뚜렷하다.국내 증시만 하더라도 주식 관련 자금이 이달 들어 2조6천억원 정도 빠져 나갔다.

반면 해외증권 투자와 재테크 생활자들의 현금보유 성향이 높아지면서 재테크 시장에서 이탈하는 자금 규모가 늘고 있다.

재테크 시장에서 활동하는 경제주체들이 정책과 같은 신호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도 대표적인 무기력 증세다.그만큼 불확실성이 높아짐에 따라 설령 재테크에 친화적인 정책을 추진한다 하더라도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는 지켜보자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뚜렷한 재테크 수단이 없는 것도 재테크 시장이 더 무기력해 보이는 요인이다.

국내 증시만 하더라도 주가를 끌어올릴 만한 매수 주체와 주도주,새로운 모멘텀이 없는 소위 '3무(無)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더욱 우려되는 것은 앞으로 예상되는 대내외 여건을 감안할 때 재테크 시장이 무기력 증세에서 쉽게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대외적으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기가 올 하반기나 내년 1·4분기를 기점으로 둔화될 것이라는 '세계경기의 정점론'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인상을 계기로 세계 각국의 금리인상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유념해야 할 점은 최근 재테크 시장이 무기력 증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채권 투자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움직임이다.지난 26일 현재 단기채권형 펀드 설정액은 37조7천억원 정도로 이달 들어서만 2조7천억원이 늘었다.

국고채 수익률도 연중 최저치로 떨어지고 있다.

물론 재테크 생활자들이 불안정한 심리와 불확실성이 많은 상황에서 안전자산인 채권 투자를 늘리는 것은 이해되지만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국내 금리도 올라갈 것(채권값 하락)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성급한 채권 투자는 의외로 손실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최근처럼 미국이 금리를 인상해 나가는 상황에서 국내 요인만을 고려해 콜금리를 올리지 않을 경우 대내외 금리차 확대로 외국자본 이탈에 따른 경기둔화 가능성(역자산효과,대내외 금리차 확대→외자 이탈→주가 하락→자산소득 감소→경기침체)이 높아지기 때문이다.현금을 보유하는 것도 좋은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