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지상파 DMB 이미 상용화..국내기술 수출 물건너가나

중국이 한국보다 훨씬 먼저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를 준비했고 일부 지역에 국한되긴 하나 오래전에 상용화에 성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지상파DMB 상용 서비스를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과 DMB 기술을 해외에 수출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중국 광둥성 불산시에 있는 멀티미디어유한공사는 지난 99년부터 시내버스 4백여대에 단말기를 설치,지상파 DMB 실험방송을 하고 있다. 같은 시의 디지털케이블TV센터도 케이블TV 선에 액서스포인트(AP)를 달아 개인휴대단말기(PDA)로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AP-DMB 서비스를 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을 방문,불산시의 DMB 실태를 조사한 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중국이 개발한 DMB 기술은 평지에 적합해 높은 산과 빌딩이 많은 한국 지형에 적용할 경우엔 수신 품질이 우리 기술보다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이번 조사 결과 중국은 한국보다 4년이나 빠른 지난 95년부터 DMB의 전단계인 디지털오디오방송(DAB)을 신기술산업 프로젝트로 추진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또 유럽식 전송규격인 '유레카-147'을 표준으로 도입,유럽연합(EU)의 도움을 받아 지난 99년부터 DMB 실험방송도 실시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출발부터 늦었다. 지난 99년에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DAB도입연구반을 구성했다. 또 이달중에야 지상파 DMB 시범 서비스를 실시한 뒤 연말께 본방송을 한다는 게 정통부의 계획이다.

정통부 관계자는 "불산시에서 진행중인 실험방송이 중국 정부 차원에서 추진된 것인지 여부를 다각적인 방법으로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