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회원국 DDA 기본골격 승인…한국 어떻게 될까

세계무역기구(WTO) 도하개발아젠다(DDA) 협상의 기본골격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TO 일반이사회에서 1백47개 회원국들의 만장일치로 확정됐다.

작년 9월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제5차 WTO 각료회의 이후 1년 가까이 교착 상태에 빠져 있던 DDA 협상이 새로운 추진 동력을 얻게 됐지만,개방을 둘러싼 수출ㆍ수입국 및 선진ㆍ개도국그룹 간 이견이 미봉합 상태로 남겨져 난항이 예상된다.◆ 농업개방 확대 불가피

최대 쟁점인 농업협상과 관련, 기본골격은 '고(高)관세 농산품목의 대폭적인 관세감축'을 명확히 한 것이다.

쌀 고추 마늘 등 전체 농산물의 10% 이상이 1백% 이상의 고관세 품목인 한국은 어떤 식으로든 시장 개방폭 확대가 불가피해졌다.한국 등 농산물 수입국들이 삭제를 요구한 관세상한 설정과 저율관세 의무수입물량(TRQ) 확대 조항이 그대로 유지된 점도 향후 세부협상의 부담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의 추곡수매제도와 같은 '무역왜곡적 국내보조금'을 1차 이행연도에 20% 이상 감축토록 한 것도 불리한 대목이다.

그러나 쌀 등 민감 품목(관세인하 유예, TRQ 증량 면제 등 가능) 설정에 각국의 자율성을 인정받게 돼 다소나마 숨통이 트였다.◆ 공산품 분야에선 공세적

한국이 농업협상과 달리 '공세'에 가담한 비농산물(공산품 포함) 협상은 선진국과 개도국이 예외없이 하나의 관세 인하공식을 채택토록 하는 내용으로 기본 협상방향이 제시됐다.

한국은 향후 협상에서 전기ㆍ전자 건설ㆍ기계 철강 분야의 의무적인 무관세 확대를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특이하게 양자(兩者)협상 성격을 띠는 서비스협상 분야에서는 법률 교육 의료 등의 시장개방계획을 담은 각국별 양허안 제출을 독려하고 있다.

작년 말 현재 양허안을 제출한 국가는 전체 회원국중 55개국.

한국은 이 중 36개국과 60여차례 협상을 진행했다.

◆ 협상시한 1년 연장

이달 말부터 7개 협상분과별로 세부원칙 수립을 위한 협상이 본격화된다.

당초 올 연말로 정해졌던 협상시한도 내년 말로 1년 더 연장됐다.

DDA체제 출범 여부는 내년 12월 홍콩에서 열리는 제6차 각료회의에서 최종 결정된다.

일괄타결 원칙에 따라 어느 한 협상분야에서라도 합의가 도출되지 않으면 DDA 출범은 좌절된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각국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세부협상에서도 피말리는 외교전이 펼쳐질 것"이라며 "선진ㆍ개도국, 수출ㆍ수입국이 한치의 양보도 하지 않을 경우 우루과이라운드(UR)와 마찬가지로 협상타결에 5∼6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

DDA : 90년대의 다자(多者)무역 규범인 우루과이라운드(UR)에서 논의된 농업ㆍ공산품ㆍ서비스 분야는 물론 반덤핑 투자 무역원활화 등 새로운 통상 이슈를 포괄, 전세계 무역틀을 새롭게 재편하는 작업으로 지난 2001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WTO 제4차 각료회의에서 협상개시가 선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