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라이코스 인수] (인터뷰) 이재웅 <다음 사장>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사장은 "이대로 가다간 우리 인터넷 업체들은 3년 안에 모두 외국 업체들에 따라잡혀 인수합병(M&A)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2일 라이코스 인수에 관한 컨퍼런스콜에서 "조만간 국내 인터넷 시장이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라이코스를 인수한 배경은."지금은 우리나라가 세계 인터넷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앞으로 3년 안에 다른 나라들에 따라잡힐 것이다. 국내는 인구가 한정돼 있고 경제 규모도 한계가 있다. 성장이 한계에 직면했을 때를 대비한 조치다. 3년 후에도 고성장을 지속하기 위해 해외투자를 한 것이다. 국내에서 계속 제살 깎아먹기만 하다 보면 해외로 진출할 기회도 놓치게 된다. 오히려 외국계 기업들에 인수당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지금이 해외로 진출할 적기라고 판단했다."

-다음의 자금 여력으로 라이코스 인수는 무리라는 지적이 있다.

"주위에서 유동성을 우려하는데 기우에 불과하다. 다음은 보수적으로 잡아도 분기당 1백억원 이상의 현금을 창출하고 있다.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회사채 9백억원을 제외하고도 7백억원이 넘는다. 전체 유동성은 1천7백억원 정도다. 내년에 회사채 2백억원의 만기가 돌아와도 유동성엔 아무런 문제가 없다."-외국업체 인수에 따른 문화격차를 극복할 복안은 있나.

"인터넷 사업은 한국이 미국보다 기술적·문화적으로 앞서 있다. 미국은 이제야 초고속망이 보급되는 상황이어서 오히려 한국의 인터넷 문화가 보급될 수 있다. 또 '풀 포털'로 야후나 구글과 경쟁한다고 하면 문화적 차이가 민감하겠지만 일단은 커뮤니티 구축 등에 집중할 것이다. 이런 분야는 문화적 차이가 상대적으로 작아 문제될 게 없다."

-미국에서 어떤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인가."우선 다음의 강점인 커뮤니티 서비스를 미국 환경에 최적화시킬 것이다. 미국에서도 지인 네트워크가 발전하는 추세여서 카페를 개인화 형태로 발전시킨 모델을 내놓을까 생각하고 있다."

-라이코스 인수 후 추가로 들어갈 비용은 얼마나 되는가.

"2백억원 정도면 충분하다고 본다. 라이코스는 현재 1백20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내년에는 이자 세금 감가상각 전 이익(EBITDA)이 플러스로 전환될 것이다. 내년 이후엔 라이코스의 자체 펀딩도 가능할 것이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