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붙고 싶다!..김종길 시집 '해가 많이 짧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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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시인 김종길 고려대 명예교수(78)가 신작 시집 '해가 많이 짧아졌다'(솔)를 냈다.
평생 과작(寡作)을 해온 시인의 다섯번째 시집이다.1997년 초부터 최근까지 8년간 발표한 90여편 가운데 70편을 골라 실었다.
만년의 삶을 차분하게 돌아보는 관조적 시편들로 채워져 있다.
'먼산이 한결 가까이 다가선다./사물의 명암과 윤곽이/더욱 또렷해진다/가을이다…아 내 삶이 맞는 또 한 번의 가을!/허나 더욱 성글어지는 내 머리칼/더욱 엷어지는 내 그림자/해가 많이 짧아졌다'('가을' 중)
'밤이 깊어갈수록/시계소리는 더욱 또렷해진다'('풀벌레소리' 중)거나 '나무로 치면 고목이 되어버린 나도/이 8월의 폭염 아래 그처럼/열렬히 꽃을 피우고 불붙을 수는 없을까'('목백일홍' 중) '창밖엔 저무는 날의 남은 햇빛,/그 햇빛에 희뜩이는 때 아닌 이슬 방울'('부부' 중) 등의 시편에서 노시인은 관조적 삶에서 오히려 빛나는 시적 정수를 '시계소리''꽃''이슬방울' 등의 상징을 통해 드러내 보인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
평생 과작(寡作)을 해온 시인의 다섯번째 시집이다.1997년 초부터 최근까지 8년간 발표한 90여편 가운데 70편을 골라 실었다.
만년의 삶을 차분하게 돌아보는 관조적 시편들로 채워져 있다.
'먼산이 한결 가까이 다가선다./사물의 명암과 윤곽이/더욱 또렷해진다/가을이다…아 내 삶이 맞는 또 한 번의 가을!/허나 더욱 성글어지는 내 머리칼/더욱 엷어지는 내 그림자/해가 많이 짧아졌다'('가을' 중)
'밤이 깊어갈수록/시계소리는 더욱 또렷해진다'('풀벌레소리' 중)거나 '나무로 치면 고목이 되어버린 나도/이 8월의 폭염 아래 그처럼/열렬히 꽃을 피우고 불붙을 수는 없을까'('목백일홍' 중) '창밖엔 저무는 날의 남은 햇빛,/그 햇빛에 희뜩이는 때 아닌 이슬 방울'('부부' 중) 등의 시편에서 노시인은 관조적 삶에서 오히려 빛나는 시적 정수를 '시계소리''꽃''이슬방울' 등의 상징을 통해 드러내 보인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