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표 "좌파정책 때문에 경제침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연일 청와대와 여권을 겨냥,'독설'을 퍼붓고 있다.

박 대표는 4일 한 방송사 시사프로그램에 출연, "대한민국이 투자기피국이 되고 있고,경제가 살아나지 못하는 큰 이유는 좌파적인 정책,사회주의로 가고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라며 "진정한 개혁은 좌파쪽으로 가는 것만은 아니다"고 주장했다.박 대표는 이어 "여권의 과거사나 역사 바로세우기에 모순이 많다"면서 "(국내)친일문제에 대해서 그렇게 하면서(준엄하게 다루면서) 고이즈미 일본 총리를 만나서는 교과서(왜곡) 문제나 독도 문제가 나와도 꿀먹은 벙어리가 됐다"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박 대표는 신임인사차 당사를 방문한 윤광웅 국방부 장관에게도 "국가정체성,북한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 등 여러 문제가 제기되는 가운데 중책을 맡게 돼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며 "국가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 국방 본연의 의무"라고 공격했다.

이에 윤 장관은 "저도 청와대에 근무했는데,국가 정체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반박했다.이에 대해 박 대표는 "정체성 문제가 어느날 갑자기 나온 게 아니다"며 "간첩으로 복역한 자가 군 장성을 조사하는데,이런 문제를 두고 어떻게 안보와 헌법수호의 의지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있나"라고 따졌다.

이 같은 박 대표의 공세에 여권도 반격에 나섰다.

열린우리당 이미경 의원은 "헌법을 지키지 못하면 대한민국 간판을 내려야 한다"는 박 대표의 전날 발언을 놓고 "헌법을 가장 흔든 사람은 박 대표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인데 박 대표가 이에 대한 반성도 없이 헌법 운운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했다.한명숙 의원은 "박 대표가 정수장학회 조사문제를 놓고 독재라고 했는데,제3공화국과 박 전 대통령은 역사적으로 독재로 규정돼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여당은 뜬금없이 경제살리기를 들먹이면서 정체성 문제는 '신색깔론'이라고 음해하고 있다"며 "헌법과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수호하기 위한 특별기구를 당내에 설치하는 문제를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홍영식·양준영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