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제기차기

우리나라 전통 민속놀이인 '제기차기'가 온몸운동에 그만이라 해서 관심을 끌고 있다.

경기도의사회가 앞장서 보급하고 있는 제기차기는 적은 비용으로 실내외 어느 공간에서든 쉽게 즐길 수 있는 데다 전신운동 효과가 뛰어나 국민운동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의사들은 제기차기의 장점으로 비만 등 성인병 예방은 물론 집중력과 심폐기능의 향상을 꼽는다.

제기차기 놀이방법을 보면 국민운동으로 보급해도 될 성싶다.

같은 발로 연속적으로 차는 외발차기,양쪽 발로 번갈아 차는 양발차기,한쪽 발을 땅에 딛지 않고 차는 발들고차기는 일반적인 놀이다.

여기에 기교를 부리면 재미는 한층 더해진다.

발등이나 무릎,발뒤축으로 친다든지 차올린 제기를 머리 위나 어깻죽지에 받아 한참 쉬었다가 찬다든지 하면서 운동량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여럿이 편을 짜서 하는 놀이도 다양하다.

무엇보다 제기차기는 어떤 놀이방법이든 정신집중을 해야 하고 눈속임이나 편법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다른 민속놀이와 차별되는 점이다.

주로 설날을 전후해 겨울철에 즐기는 제기차기가 언제 어떻게 유래됐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다만 고대 중국에서 무술을 연마하기 위해 고안된 축국(蹴鞠)에서 발전된 것이라고 추측할 뿐이다.

이 놀이는 마당에 높은 장대를 여러 개 세워 그 위에 망을 치고 털로 싼 가죽공을 망 위에 얹는 것으로 승패를 결정지었다.

공을 높이 차 올리는 축국놀이가 훗날 제기차기로 바뀌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제기의 모양도 다양했다.

엽전이나 가운데 구멍이 난 주화를 얇은 미농지 따위로 싸서 종이의 두 끝을 구멍에 넣어 그 끝을 갈래갈래 찢어서 만들었다.

또 헝겊에 흙이나 마른 말똥 등을 넣어 잡아 매고 꿩의 꽁지깃을 꽂아 제기로 사용하기도 했다.

경기도의사회는 앞으로 실용적인 제기를 만들어 도내 각 병·의원을 통해 보급하는 한편 전국 제기차기 대회도 개최할 것이라고 한다.

어른 아이 어울려 골목마다 공터마다 제기차기하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즐겁다.

전통민속놀이가 새로운 웰빙운동으로 자리매김되기를 기대한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