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 달구는 '덩샤오핑' 추모 열기

오는 22일로 탄생 1백주년을 맞는 덩샤오핑 추모 열기가 중국대륙을 휩쓸고 있다.

덩을 기념하는 도서 출간이 잇따르는 한편 곳곳에서 그를 기념하는 각종 전시회가 열리고 있고 신화통신 등 언론 매체에서는 인터넷사이트에 특별코너를 만들어 그를 회고하는 각종 이야기와 관련 행사를 소개하고 있다.베이징의 큰 서점들은 지난주 말 일제히 덩샤오핑 탄생 1백주년 기념 판촉에 들어갔다.

베이징 도서빌딩 1층에 들어서면 덩샤오핑 코너가 한눈에 들어온다.

4층에는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베이징 신화서점의 경우 올 들어 7월 말까지 기념도서로 선정된 3백여종 책의 판매액이 모두 50만위안(약 7천5백만원)에 달했다.

덩의 경제이론과 같은 학습성 서적보다는 '영원한 샤오핑(永遠的小平)'처럼 인간적 면모를 부각시킨 책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영원한 샤오핑'은 덩의 부인 줘린과 가족 비서 운전사 등 지근에서 덩을 지켜보았던 이들의 회고를 담고 있다.이달 초 톈진에서는 권당 2만2천6백위안(약 3백39만원)이나 하는 '위인 덩샤오핑'이 한정판으로 출간되기도 했다.

순도 99.9%의 금박종이를 쓴 이 책을 두고 언론은 덩샤오핑의 휘황찬란한 인생이 다시 나타났다고 호들갑을 떨기도 했다.

쓰촨성 광안현에 위치한 덩의 생가를 찾는 추모행렬도 끊이지 않고 있다.지난주에는 원자바오 총리가 이곳에 들러 "개혁 개방의 총 설계사인 덩샤오핑의 이론을 따라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건설사업을 중단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학을 맞은 화둥사범대 등 대학생들의 방문도 끊이지 않고 있다.

베이징 국가박물관은 10일부터 '세기의 위인 덩샤오핑'이라는 기념전시회를 갖는다.

생전 모습을 담은 3백29장의 사진과 1백45점의 문물 등이 선보이며,이 중에는 처음 공개되는 것도 있어 주목된다.

오는 18일에는 영화 '덩샤오핑 1928'이 전국에서 동시상영된다.중국 전문가들은 "빈부격차 등 체제불안이 확산되고 있는 요즘 중국 지도부는 구심점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덩추모 붐은 그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