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경제 '주름살'] 은행ㆍ보험ㆍ카드 신규 대출 억제

은행 보험 신용카드 상호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대부분 금융회사들이 서민들에 대한 대출을 꺼리고 있어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 경제에 주름살을 키우고 있다.

이런 현상이 장기화할 경우 서민들은 엄청난 이자를 감수하고 사채시장으로 갈 수밖에 없어 서민 경제가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9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 우리 하나 신한 조흥 한미 제일 등 7개 시중은행의 일반자금대출 잔액(가계대출잔액중 부동산담보대출을 제외한 금액)은 지난 3월말 1백47조7천1백54억원에서 6월말 1백47조4천6백5억원으로 2%가량 감소했다.

국민은행의 일반자금대출은 같은 기간 43조4천억원에서 42조9천여억원으로 4천여억원 줄었다.

하나은행도 14조2천억원에서 14조원으로 2천억원가량 축소됐다.조흥은행의 일반자금 대출잔액도 8조6천2백62억원에서 8조3천5백29억원으로 3.2% 감소했다.

은행들은 하반기에 들어서도 가계대출에 대한 지점장 전결한도 축소, 신용등급에 따른 금리차 확대 등으로 가계 대출 관리 기준을 강화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서민들은 은행대출을 이용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삼성 대한 교보 등 생명보험업계 '빅 3사'의 신용대출 잔액도 지난 6월말 7조3천8백98억원으로 작년말 8조6천7백83억원보다 14.8% 감소했다.생보사 관계자는 "담보가 있는 약관대출이나 부동산 담보대출은 늘어나고 있지만 신용대출은 심사 기준 강화 등으로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서민금융의 대명사인 저축은행들도 보수적인 대출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상호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1백14개 회원사들의 신용대출 잔액은 2002년말 2조8천2백억원, 작년 말 2조3천8백억원, 지난 6월말 2조2천억원 등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나타냈다.서민들의 급전융통 수단으로 긴요했던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한도액도 급감하고 있다.

6개 전업 신용카드사들의 현금서비스 한도는 작년 6월말 33조4천7백76억원, 12월말 26조3천8백34억원, 올 3월말 25조8천4백23억원 등으로 줄어들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경영난을 해소하기 위해 신용등급이 낮은 고객들의 현금서비스 한도를 지속적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 60%대의 고금리를 받는 대부업체들마저 서민대출을 줄이고 있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부업체들의 대출 승인율은 지난해 40∼50% 수준이었으나 올들어선 10% 수준으로 급감했다.

김인식ㆍ최철규ㆍ송종현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