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침체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주가와 부동산에 이어 골프장 회원권과 미술품 등 주요 자산가격이 일제히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거래소 시가총액이 3개월여만에 72조원 이상 허공으로 사라졌고 부동산 경기가 급속히 꺾이면서 서울지역 아파트 시가총액도 두달새 2조3천억원가량 증발한 것으로 집계됐다.
계속되는 내수 불황은 미술품과 골프장 회원권 등도 강타,골동품 시장은 주요 시세가 10년 전의 4분의 1 수준으로 내려앉았고 수도권의 유명 골프장 회원권이 석달 사이에 최고 1억원 이상 급락했다.


자산 가격이 가장 많이 내려앉은 증권시장의 경우 이날 현재 거래소 시가총액은 3백40조8백27억원으로 지난 4월23일 종합주가지수가 936으로 최고점을 기록했던 때보다 72조5천억원 격감했다.


또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6월까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던 서울시 아파트 시가총액이 7월부터 본격적인 하락세로 접어들기 시작, 지난 6월 3백65조5백억원에 달했던 것이 8월에는 3백62조7천5백억원으로 두달새 2조3천억원가량 줄어들었다.
특히 서울시 25개 구중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강남구의 경우 6월부터 가격이 하락, 8월에는 지난 5월의 61조9천2백83억원보다 약 6천7백억원가량 낮은 61조2천5백60억원에 그쳤다.


자산 디플레는 골프장 회원권에까지 번져 경기도 용인 레이크사이드CC는 지난 5월초 7억2천만원선에 거래가 형성됐으나 9일 현재 6억2천만원으로 1억원가량 값이 빠졌다.


아시아나CC도 3개월 전 5억2천5백만원이었으나 4억5천만원으로 7천5백만원이 떨어졌다.
지산CC도 같은 기간 3억8천만원에서 3억6백만원으로 7천4백만원 급락했다.


골프회원권 거래소들은 국내외 경제여건이 불투명한데 따른 불안심리, 그동안 값이 너무 많이 올랐다는 인식 확산 등에다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최근 2백50개 골프장 인ㆍ허가를 신속히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면서 회원권 시장이 직격탄을 얻어맞았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자산가치 하락을 과도하게 형성됐던 거품이 꺼지는 가운데 어느 정도 조정되는 과정으로 볼 수도 있으나 급속한 하락이 이어질 경우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고 기업들의 투자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같은 자산 하락이 일본형 장기불황을 촉발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조주현ㆍ한은구ㆍ김형호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