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조기진단율 92% 진단시약 세계 첫 개발

국내 의료진이 2cm 이하 초기 간암의 여부를 92%까지 진단해낼 수 있는 간암진단 시약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김진우 교수(분자유전학연구소)와 윤승규 교수(소화기내과)팀은 기존 알파태아단백(AFP)법(진단율 20%)에 비해 진단율이 최고 4.6배나 높은 초기 간암 진단시약 '헤파첵(HepaCheck)'을 세계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연간 3조5천억원 규모에 이르고 있는 세계 간암진단시약 시장의 3% 정도를 우선 확보한다는 목표다.

김 교수팀은 이 기술에 대해 한국 미국 일본 등에 특허를 등록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의 암분야 잡지인 '캔서 리서치' 8월1일자 인터넷판에 실렸다.

헤파첵은 지난 99년 김 교수팀이 발견한 암유전자 'HCCR'가 발현시키는 단백질 항원을 이용해 제조한 것으로,HCCR 유전자는 미국 유전자은행에 정식 등록됐다.기존의 AFP 혈액검사법은 임신이나 간염,기타 간 질환에서도 종종 수치가 높아지는 경우가 있고 2cm 이하 초기 간암 진단율은 20% 정도에 불과해 조기 진단에 적절치 못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비해 헤파첵은 병원을 찾은 5백51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한 결과 2cm 이상 간암의 진단율이 96%로,AFP법의 50%보다 훨씬 높았다. 특히 혈청 AFP 검사가 발견하지 못했던 간암 환자를 90% 이상 진단해냈다.

간암은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암의 하나로 중국과 동남아,사하라 남쪽 아프리카 지역에서만 10만명당 30명 꼴로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10만명당 23명 꼴로 나타나 전체 암 발생률 3위를 차지하고 있다.김 교수는 "지난해 국내 임상시험을 완료한 데 이어 미국과 대만에서도 테스트를 마치고 사업화 막바지 단계에 있다"면서 "미국의 유명 진단시약회사와 공동으로 사업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간암은 발생 초기에 진행 속도가 매우 느리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되면 완치시킬 수도 있다"면서 "간암 검진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