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정책자금 벌써 동났다 .. 중진공, 접수 중단

중소기업 설비투자를 지원하기 위한 올해분 구조개선자금이 벌써 소진됐다.

이에 따라 설비투자 자금을 구하려는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11일 중소기업진흥공단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7월 말까지 3천7백79개 업체가 모두 2조1천4백97억원의 구조개선자금을 신청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천5백13개 업체,1조42억원에 비해 업체수는 1백49%,신청금액은 1백6% 증가한 것이다.

이 가운데 심사를 거쳐 자금지원이 확정된 것은 2천9백99개 업체,1조6천5백8억원으로 연초 책정된 1조2천억원과 추가경정 증액인 4천7백억원을 합친 구조개선자금 1조6천7백억원에 거의 육박하고 있다.구조개선자금 중 컨설팅비용 지원자금(5백억원) 등 특정용도를 제외하면 올해분 자금이 모두 바닥을 드러낸 셈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조1천억원 예산 가운데 7천6백19억원의 자금지원이 결정됐다.

중진공 관계자는 "구조개선자금이 소진됨에 따라 지난달 말부터 이 자금의 신청 및 접수를 중단했다"며 "자금 부족으로 이처럼 조기에 접수 업무를 중단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중진공은 요즘에도 하루에 수십개 업체들이 정책자금을 신청하기 위해 각 지역본부를 찾아오고 있으나 이들 업체를 그대로 돌려보내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자동차부품업체인 A사 관계자는 "기름이 많이 드는 노후 설비를 교체하기 위해 정책자금을 신청하려 했으나 헛걸음을 했다"며 "일반 은행에서는 장기 시설투자대출을 꺼리는 데다 금리도 높기 때문에 올해 설비투자는 포기해야 할 상황"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구조개선자금 수요가 급증한 것은 지난해 8월 금리가 5.9%에서 4.9%로 낮아진 데다 장기 대출(8년)의 이점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중진공 관계자는 "최근들어 은행들이 시설투자대출의 금리를 1∼2%포인트 올려 중소기업들의 대출 문턱을 높인 것도 정책자금으로 중소기업들이 몰리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청은 설비투자를 위한 중소기업들의 정책자금 수요가 급증하자 제2차 추경예산에서 구조개선자금을 추가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중기청 관계자는 그러나 "이미 지난 추경예산에서 예년에 비해 많은 자금이 편성됐기 때문에 추가로 자금을 타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진공의 자산유동화증권(ABS) 추가 발행 등을 통해 설비투자 수요를 흡수하는 방안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