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藥에 '울고웃고?' ‥ 검찰, 사기혐의 20대 구속

인터넷을 통해 콘택트렌즈 세척제를 최음용 마약으로 속여 판매한 20대의 사기극에 50여명이 놀아나면서 일부는 사기를 당하고 마약전과까지 달게 됐다.

반면 칼슘 보충제를 수면제로 속여 판매한 약을 먹고 목숨을 건진 웃지못할 사건이 적발됐다.서울중앙지검 강력부(이경재 부장검사)는 12일 인터넷 카페를 통해 '데이트 강간 마약'으로 불리는 GHB와 수면제 판매 광고를 한 뒤 50명으로부터 주문을 받고 렌즈 세척제, 칼슘보충제 등을 팔아 1천5백만원을 챙긴 혐의(사기)로 김모씨(25)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씨가 선전한 GHB가 마약류인줄 알면서도 구입하려다 사기를 당한 19명에 대해 벌금 2백만원에 각각 약식기소했다.

◆ 구하기 힘든 '작업용 마약' =김씨는 인터넷 카페 상에 "여자가 GHB를 먹고 30분이 지나면 흥분하기 시작하는데 약간의 신체접촉을 하면 여자가 미치면서 만사 OK"라는 등 자극적인 광고 문구를 내걸고 일부 남성들을 유혹했다.물 같은 히로뽕이라고 해서 속칭 '물뽕'으로 불리는 GHB는 여성이 알코올과 함께 복용하면 최음 효과와 함께 의식을 잃게 돼 성범죄에 악용되는 약품으로 국내에선 2001년 마약류로 규제돼 거래 및 사용이 금지됐다.

◆ 자살용 수면제, "뼈만 튼튼해졌다" =사기당한 사람중 이모씨(26ㆍ여)는 부모의 이혼과 취업난에 시달리는 본인 처지를 비관, 김씨로부터 구입한 칼슘 보충제인 '가짜 수면제' 1백정을 먹고 자살을 시도했다.

이모씨 등은 칼슘 보충제를 먹고 극심한 설사 증세로 고생했을 뿐 목숨을 건지게 됐고 "죽으려다 뼈만 튼튼해졌다" "두 번 살게 해줘 김씨에게 고맙다"는 등의 피해자 진술을 검찰에 남겼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