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本증시] 경기감속 우려 3개월만에 1만8백엔 붕괴

일본 금융시장에 향후 경기 감속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주가는 떨어지고,채권값은 오르는 양상이다.지난 주말 도쿄증시의 닛케이 평균주가는 전날보다 2백70.87엔(2.46%) 폭락한 1만7백57.20엔에 마감돼 5월18일 이후 3개월만에 1만8백엔선이 붕괴됐다.

주가 하락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13일 발표된 2분기(4~6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전분기 대비 1.7% 성장(연율 기준),시장 예상치 4%를 크게 밑돈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증시에서는 경제 성장률 하락을 계기로 설비투자가 줄고 기업 실적도 저하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메릴린치일본증권의 기우치 마사토시 수석 주식투자전략가는 "외국인 투자자들도 일본경제가 내수 주도로 회복될 것이라는 정부의 시나리오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일본이 다른 선진국보다 높은 경제성장을 지속,외국인 투자자들을 불러들였지만,경기 둔화세로 외국인 주식투자가 급격히 위축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올 하반기 이후 계속된 세계적인 하이테크주 약세도 일본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다.미국증시에서는 반도체 및 액정의 수급 불균형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으로,하이테크 관련주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도쿄증시에서 하이테크 산업을 대표하는 소니및 샤프의 주가가 지난주말 연중 최저치로 추락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주가 급락이 일시적이란 전문가도 있지만 향후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경제통계가 나온 만큼 새로운 대규모 '호재'가 나오기 전까지 투자심리가 가라앉을 것이라는 분석이 대세다.장기금리 하락세(채권값 상승)도 뚜렷해졌다.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13일 전날보다 0.085%포인트 내린 1.560%를 기록했다.

장기금리가 1.6%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6월4일 이후 처음이다.노무라증권의 마쓰자와 아타루 수석 투자전략가는 "은행 등 기관투자가들 사이에 채권 매수세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