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로치 "내년 글로벌침체 확률 40%"

미국의 대표적 경제 비관론자인 모건스탠리의 스티븐 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의 경기둔화 가능성이 제기된 상태에서 국제유가마저 천정부지로 치솟자 로치는 비관적인 목소리를 담은 각종 보고서를 활발하게 발표하고 있다.그는 최근 모건스탠리의 웹사이트에 올린 '면도날'이라는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위기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로치는 2005년 세계 경제가 침체(Global Recession)에 들어갈 가능성을 확률로 계산한다면 40% 정도는 된다고 주장했다.

경제신문이나 경제통신들은 로치가 원래 비관론자이긴 하지만 확률로 제시한 게 이색적이라고 보도했다.그의 주장은 세계 경제의 쌍두마차인 미국의 소비와 중국의 생산이 둔화되고 있다는 데서 비롯된다.

게다가 최근 배럴당 50달러에 육박하는 고유가 파장이 만만치 않아 침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세계 경제를 이끌 쌍두마차가 힘이 부칠 때 대타로 나설 수 있는 게 일본이었지만 2분기 성장률이 뚝 떨어지면서 기대를 걸기 어렵게 됐다고 로치는 주장했다.일본의 2분기 성장률은 연율로 1.7%에 그쳐 전문가들의 예상치 4.2%를 크게 밑돌았다.

그는 2002년 전후 세계 경제의 더블딥(경기가 일시적으로 회복된 후 다시 침체되는 것)을 고집스럽게 주장했다.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혼자만 거꾸로 예상,희소가치를 노렸다고 비판할 정도였다.현재까지 더블딥은 오지 않았다.

이번에 국제유가가 치솟자 또다시 세계 경제침체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그는 1970년 초부터 지금까지 겪었던 다섯번의 경기침체기에는 으레 오일 쇼크가 어떤 형태로든 선행됐다며 유가 상승의 파장을 우려했다.

로치는 지난 9일 '불가사의한 경제회복'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미국 경제 회복의 허상을 조목 조목 짚었다.그는 이 보고서에서 '미국 경제가 자생적인 회복단계에 들어서 있다'는 주장을 포함한 다섯 가지의 낙관론을 근거가 희박하다고 반박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