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제품 '사재기' 극성‥TPA 등 가격 최고 35% 급등

국제 유가가 연일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석유화학제품 시장에 사재기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유화제품 가격이 인상되면서 수요가 줄어 일부 업체들이 가동률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플라스틱원료 화섬원료 등 범용 석유화학제품은 오히려 내수가 늘어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가격이 더 오를 것을 예상해 일부 중간상들이 본격적인 사재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H석유화학의 지난 7월 유화제품 내수 판매량은 전달에 비해 3천∼4천t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평소보다 10% 많은 것이다.이 회사 관계자는 "수요업체들은 물론 대리점들이 앞다퉈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사재기 현상에 따라 이달에도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저밀도폴리에틸렌(LDPE) 선형저밀도폴리에틸렌(LLDPE) 등 범용 플라스틱 원료를 주로 판매하고 있는 이 회사는 올들어 이미 25% 정도 내수가격을 올렸으며 다음달에도 가격을 추가 인상할 계획이다.

LDPE 국제가격은 t당 1천3백달러로 7월초에 비해 35.4%나 올랐다.사재기 현상으로 일부 화섬원료를 생산하는 업체의 공장 가동률도 높아지고 있다.

S석유화학 관계자는 "이달 들어 가동률이 3%∼4%포인트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폴리에스터 원료인 고순도테레프탈산(TPA)과 에틸렌글리콜(EG) 가격은 지난 한 달 사이에 각각 5%와 10% 가량 올라 내수시장에서 t당 7백55달러와 9백6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 폭등으로 가격 인상을 우려한 사재기 현상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