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약 복용법) 단순증상에 '藥남용'…오히려 병 키운다

몸이 아프거나 이상이 있을 때 스스로 진단을 해서 약을 사먹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럴 경우 오히려 병을 키울 수 있다.단순 증상에 무작정 약을 복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변비약 종합감기약 비타민 등은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

[ 변비 ]변비가 생기자마자 약을 복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자가진단 후 상습적으로 변비약을 장기 복용하면 위험해질 수 있다.

심하면 대장기능을 마비시켜 수술해야 할 수도 있다.변비는 장에 이상이 없다면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규칙적인 아침식사, 하루 8컵 이상의 수분섭취, 현미 양상추 당근 오이 고구마 감자 토란 등의 섬유소 성분을 충분히 먹으면 치료될 수 있다.

이것으로 변비가 나아지지 않는다면 약을 복용할 수 있다.[ 영양제 ]

철분제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무조건 좋다'고 생각하는 영양제의 하나다.

그런데 최근 미국 하버드보건대학원이 60세 이상의 노인이 철분을 과다섭취할 경우 심장질환을 일으킬 확률이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철분이 혈액을 걸쭉하게 만들어 혈관이 약한 노인들에게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의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 비타민 음료 ]

비타민도 위험할 때가 있다.

비타민A를 많이 복용하면 피로, 두통, 설사, 식욕부진 현상이 나타난다.

임신부가 과잉섭취하면 태아가 기형이 될 수 있다.

또 신장 결석, 통풍이 있는 사람은 비타민C가 질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골다공증에 필수적인 칼슘제를 과용하면 변비 구토 등 위장장애, 고혈압 등을 유발한다.

따라서 비타민 및 무기질은 식단을 개선해 식품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 열풍에 따른 비타민 음료도 주의해야 한다.

비타민을 제제로 먹을 경우 용량을 지키는데 비해 비타민 음료는 '음료'라는 인식 때문에 적정량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보통 작은 병 제품 하나를 마시면 5백㎎의 비타민C를 섭취할 수 있다고 마케팅하고 있다.

그러나 비타민C는 쉽게 파괴되기 때문에 유통기한까지 비타민 용량을 유지하려고 7백㎎을 넣는다.

큰 팩 제품의 경우 1천7백50㎎까지 비타민C가 들어 있다.

하루 성인 권장 섭취량 70㎎을 훨씬 초과하는 양이다.

1천㎎ 정도의 비타민C를 먹어도 몸에 무리가 가지는 않는다.

그러나 더 많이 먹게 되면 설사와 복통, 신장결석, 요로결석과 통풍이 생길 수 있다.

아이를 가진 여성이 비타민C를 너무 많이 먹으면 태아에게 비타민C 의존성이 나타난다.

이런 아기의 경우 태어난 뒤 비타민C를 먹이지 않으면 괴혈병이 나타날 수 있다.

평소 과일을 즐겨 먹는다면 비타민C를 따로 먹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과일을 잘 먹지 않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경우, 담배를 피우고 술을 자주 마시거나, 운동이 부족한 경우라면 음료로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 종합감기약 ]

종합감기약에는 콧물, 코막힘, 기침, 가래, 미열 등의 감기 증상들을 종합적으로 해소시키기 위한 성분들이 모두 포함돼 있다.

따라서 콧물이나 기침이 나는데 종합감기약을 먹으면 필요 없는 약까지 덤으로 먹는 셈이 된다.

증상이 없는데도 약을 먹게 되면 오히려 새로운 병을 일으킬 수 있다.

감기 기운이 느껴지면 우선 생활속에서 치료법을 찾는게 좋다.

비타민C가 풍부한 과일을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어 피로가 쌓이지 않도록 한다.

술과 담배도 피한다.

목이 아프거나 쉬었을 때는 성대의 염증과 부종이 가라앉을 때까지 큰 소리 내지 않고, 하루 4∼5회 구강청정제로 가글을 한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목 보호에 큰 도움이 된다.

정도가 심하면 의사와 상담해 약을 처방받는다.

[ 수면제 ]

수면제는 병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효과가 일시적이다.

수면제는 중추신경을 살짝 마비시켜 잠을 오게 한다.

중추신경은 사람의 호흡과 심장박동을 조절하기 때문에 과다복용하면 이 부분이 완전히 마비돼 사망할 수도 있다.

수면무호흡이 원인인 불면증의 경우 수면제 복용은 매우 위험하다.

특히 술을 마신 후에는 절대로 수면제를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불면증이 한 달 이상 계속된다면 수면다원검사 등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야 한다.

심하지 않은 불면증이라면 자기 전에 우유를 따뜻하게 데워 마시면 효과가 있다.카페인이 들어간 음료수, 홍차, 커피 등은 피하고 잠자기 전에 20분 정도 따뜻한 샤워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