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일과 휴식 .. 양윤선 <메디포스트 사장>

양윤선

휴가를 다녀왔다.

굳이 여름에만 휴가를 가도록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모두들 떠나니 덩달아 설레기도 하고,다른 계절에 휴가를 내자니 남의 눈치가 보이는지 대부분 여름휴가를 선호한다.

사실 올 여름처럼 더위가 심한 때는 적절하게 쉬어주는 것이 생산성 고취와 건강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휴가 때 재충전을 위한 휴식보다는 정신없이 일정에 시달리고 오는 경우도 많으니 유감이다.

이번 나의 휴가도 그런 경우다.

가족의 여행일정을 준비하고 조정하는 내게는 무척이나 신경쓰이는 일이 많았다.

또 여행일정을 휴가 마지막 날까지 알차게 짜다 보니 피곤한 몸으로 업무에 복귀해야 했기에,휴가를 휴식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밥도 세 끼를 한꺼번에 먹을 수 없듯이,진정한 휴식은 일년에 한 번의 휴가로 해결될 수 없다.

일하는 틈틈이 조화롭게 조절해 줘야 한다.

휴식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마음의 편안함이 우선이다.

몸만 편하고 마음 속이 폭풍이라면 진정한 휴식을 얻을 수 있겠는가? 내가 생각하는 마음의 편안함은 크게 두 가지를 필요로 한다.

하나는 마음을 다스릴 줄 아는 습관이고,또 하나는 일과 개인생활의 조화다.

우리 삶에서는 평화와 안정은 그리 오래 가지 않고,혼란과 불안정이 주위를 감싸는 경우가 더 일반적이다.

그러므로 조급함과 욕심을 떨칠 줄 알고,실망과 두려움으로부터 빨리 회복하는 요령을 터득해야 마음의 편안함을 찾을 수 있다.

독서 명상 운동 봉사활동 등도 도움이 되겠지만,결국은 스스로 정신을 가다듬고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두 번째 일과 개인생활의 조화는 잘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것 중 하나다.

가끔 일에 빠져 가정생활,개인생활을 포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볼 때 그리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생산성 증대를 위해서는 가정생활이 만족스럽고 평화로워야 하며,개인적인 시간을 충분히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

전문적인 보고서들에 따르면 업무 성취도와 노동시간은 비례하지 않으며,일에만 매달리는 사람보다 일과 가정을 조화롭게 하는 사람들이 회사에 더 큰 기여를 한다고 한다.

회사의 관리자로서 직원들의 진정한 휴식을 위해 여름휴가에 대한 일과성 지원보다는 마음을 다스리는 기술을 습득하기 위한 자기계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직원들이 가정과 개인생활에 충실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 더 좋을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