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골격표준 DB화 ‥ 과기정보연구원

사람 대신 사고를 당하고 모의 수술대에 오르는 사이버상의 '디지털 코리안'이 탄생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가톨릭의대 응용해부연구소, 포스데이타, ㈜칸티바이오와 공동으로 디지털 인체모델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 한국인 표준골격을 가진 3차원 시뮬레이션 표준 인체골격 모델인 '디지털 코리안'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디지털 코리안은 기증된 남녀 시신 각 50구와 전체 1백개 표본을 1mm 크기로 전신 CT(컴퓨터 단층) 촬영해 얻은 의료영상을 KISTI의 고성능 슈퍼컴퓨터로 평균화해 3차원 영상으로 재구성한 한국인 표준 인체골격 모델이다.

이는 골격에 한정된 것이긴 하지만 형상뿐만 아니라 기계적 움직임과 물리적 특성까지 완벽하게 DB화한 것이어서 앞으로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차량 안전성 테스트 및 의료, 스포츠기구 개발 등 실제 사람으로는 하기 힘든 분야의 실험을 디지털 코리안을 이용한 3차원 시뮬레이션으로 대신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특히 신차 개발에 필수적인 자동차 충돌시험의 경우 2억원을 호가하는 '더미 인형'으로 수십 차례 시험을 해야 하지만 디지털 코리안을 사용하면 인체 골격이 각각의 충격에 어떤 형태로 손상되는지를 완벽하게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시간과 비용도 훨씬 절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의료기기 분야의 인공 관절, 스포츠 용품이나 의자, 볼펜, 전화기 등 제품에 인간공학 개념을 도입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ISTI 정책마케팅부 김태중 부장은 "미국과 유럽에서 특정 부위 인체모델을 개발하고 활용해 왔지만 몸 전체를 대상으로 해 이를 표준화한 모델을 개발한 것은 처음"이라며 "앞으로 골격계뿐 아니라 장기와 근육 등 인체 전반에 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데이터베이스화해 산업 전반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디지털 코리안은 인터넷(http://digitalman.kisti.re.kr)을 통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