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벼랑끝 전술' 환란때 닮았다

분양시장에 한파가 몰아치자 아파트 분양현장에서는 미분양을 줄이기 위한 기발한 마케팅전략이 펼쳐지고 있다.

주택업체들은 사업 위험을 줄이기 위해 개발업체와 공동사업을 추진하고 있다.이같은 공급전략은 지난 90대 후반 외환위기 때와 비슷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18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최근 부동산시장의 가수요가 차단돼 분양시장이 급랭,미분양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택업체들이 사업 위험 분산을 위한 공동시행,계약금 및 중도금 인하 등 전형적인 침체기 사업방식을 선보이고 있다.◆아파트 세일 '풍년'

올해 서울동시분양의 1순위 청약경쟁률은 외환위기 직후 수준과 비슷해진 상태로 떨어졌다.

지난 6월 말 미분양 물량도 5만97가구(건설교통부 집계)로 이전달의 4만5천1백64가구보다 10.9% 증가했다.이는 외환위기 때인 98년의 절반(10만2천7백1가구) 수준이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의 분양전략이 외환위기 때와 유사한 형태로 전개되고 있다.

주택업체들은 미분양 세일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분양가 인하,중도금의 잔금 전환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고객잡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5월 인천3차 동시분양에 나선 대성산업은 만수동 대성유니드가 미계약되자 계약금을 10%에서 5백만원으로 낮추고 중도금 이자후불제를 무이자융자로 바꿔 재분양에 나섰다.

양천구 신월동 신성미소지움 2차도 최근 20%였던 계약금을 10%로 낮추고 옵션이던 발코니새시를 무료로 설치해주기로 했다.

최근엔 청약자들의 교육열을 자극하는 이색 마케팅까지 등장했다.

늘푸른주택은 서산시 지곡면에 짓는 늘푸른오스카빌 단지에 국내 유명 학원을 유치,입주자 자녀 1명에 대해 2년간 무료교육을 실시하는 이색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업 전면 재검토,적과의 동침도 불사

분양계획을 뒤로 미루거나 분양을 전면 재검토하는 사업장도 늘고 있다.

파산절차를 밟는 건설업체까지 등장했다.

올들어 영풍산업이 파산절차를 밟으면서 구리시 토평동 등 당초 계획했던 사업장의 분양이 전면 취소됐다.

경쟁업체와의 공동사업도 늘고 있는 추세다.3차 동시분양에 나온 잠실주공4단지는 삼성물산과 LG건설이,6차 동시분양에선 잠실주공3단지를 현대건설과 현대산업개발 LG건설 등이 컨소시엄으로 공동 시공한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