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따라잡기] 신세계 .. 불황에도 실적은 '탄탄대로'

신세계는 국내 증권사보다 외국계 증권사에서 후한 점수를 받아왔다. 국내 증권사들이 "실적은 좋은데 주가가 높아서…"라며 매수 추천을 꺼릴 때 외국계 증권사들은 변함없는 '러브콜'을 보낸 게 한 두번이 아니다.

실제 크레디리요네(CLSA) 리먼브러더스 매쿼리 등 외국계 증권사들은 최근 신세계에 대해 '비중확대'를 권하는 분석 보고서를 쏟아냈다. 외국계 증권사의 호평은 외국인들의 매수로 이어지고 있다.외국인은 최근 6개월 연속 순매수 기조를 유지했다. 이에 따라 올 초 48%대이던 지분율은 지난 17일 54% 가깝게 높아졌다. 덕분에 신세계 주가는 오랜 박스권인 25만∼28만원대를 최근 뚫었다. 지난 11일에는 장 중 30만2천5백원까지 치솟으며 종전 사상 최고가(30만원)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신세계의 최대 강점은 불황에도 흔들림 없는 탄탄한 실적이다.

지난 7월 매출액은 5천6백8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9.1%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5백18억원으로 44.0% 급증했다.수익성 개선도 돋보인다. 7월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의 비율)은 7.8%로 6개월 전인 지난 2월보다 2.3%포인트 높아졌다.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서도 호황기나 다름없는 실적을 내고 있는 셈이다.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의 매장 면적이 확대된데다 이마트(할인점) 신규점 개장이 외형 성장의 비결이다. 신세계는 하반기에도 이마트 신규 점포를 9개 확장,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는 것은 중국을 통한 글로벌 아웃소싱으로 비용을 절감한데다 이윤이 많은 의류판매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나홍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격적인 할인점 확장과 효과적인 비용절감 시스템을 감안할 때 실적 모멘텀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소용 한누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신세계는 점포 확대를 통해 '규모의 경제' 효과는 물론 납품업체들에 대한 구매 교섭력을 지속적으로 강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고평가 논란'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신세계의 올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14∼15배로 시장 평균인 7∼8배의 2배가량이다.

박종렬 교보증권 연구원은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현재 주가 수준은 밸류에이션(가치평가)상 너무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