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주 '거래 가뭄' .. 거래량 요건 미달로 줄퇴출 우려

코스닥시장 내 시가총액 중하위권 종목들의 거래가 '실종' 단계에 이르렀다. 최근 코스닥시장이 반등을 시도하고 있지만 상위종목과 단기재료주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실적이나 재료 등을 보유하지 못한 업체들은 찬밥 취급을 당하는 분위기다. 증시 전문가들은 "증시 체력이 약화된 상태에서 거래종목 편중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거래부진이 지속되면 퇴출 업체도 생겨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심각한 거래 편중코스닥시장은 이달 들어 반등 시도가 활발하다. 지난 4일 324.71로 연중 최저점을 기록한 코스닥지수는 이후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거래대금도 소폭이나마 증가했다. 지난 7월 4천5백8억원이었던 일평균 거래대금은 이달 들어 4천9백24억원으로 늘어났다.

거래량은 오히려 감소세로 돌아섰다. 7월 2억6천2백만주였던 일평균 거래량은 이달 들어 2억5천3백만주로 감소했다. 거래대금은 늘었는데 거래량이 줄었다는 것은 그만큼 '비싼'종목만 거래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신동민 대우증권 연구원은 "고가주나 시가총액 상위종목의 회전율은 높아졌지만 중하위권 종목들은 거래가 고갈됐다"며 "두드러진 모멘텀이 없고 시장이 바닥을 벗어났다는 확신을 주지 못해 당분간 중하위 종목 거래 침체는 해소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오전 거래불발 급증

시장의 거래부진으로 오전장 거래가 불발에 그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오후에 시초가가 결정된 종목은 지난 6월 하루평균 19.6개에서 7월엔 23.3개로,8월에는 26개로 계속 늘고 있다.

지난 18일의 경우 서호전기,엠아이자케텍,지엔텍,정호코리아 등 28개 종목에 달했다. 서호전기는 이날 총 거래량이 26주에 불과했고 하루 전인 17일에는 매매가 아예 없었다. 한국기업평가 역시 17일에는 거래가 전무했고 18일에는 한주 만이 거래됐을 뿐이다.장 마감 1∼2시간 직전에야 소규모 거래가 이뤄지는 종목들은 속출 중이다. 코스닥증권시장 관계자는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해당기업이나 관계자들이 거래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실제 거래는 더 빈곤하다는 얘기다.

◆퇴출 우려감 커져

거래가 부진한 종목이 크게 늘어나 면서 거래량 기준 미달로 증시에서 퇴출되는 종목도 생겨날 것으로 우려된다. 등록기업은 월 거래량이 발행주식수의 0.01%(자기자본이 1천억원 미만인 경우)에 미달되면 투자유의종목으로 지정된다. 이후 3개월 연속 같은 상태가 반복되면 퇴출 대상으로 분류된다.지금까지 거래량 미달로 퇴출된 사례는 이달 초 덴소풍성이 유일하다. 이 업체는 '등록증 자진반납' 형태로 등록을 취소했음을 감안할 때 아직까지 거래부진으로 퇴출된 곳은 없는 셈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거래량이 10주도 채 안되는 종목들이 하루평균 20여개에 달할 정도여서 퇴출 기업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코스닥증권시장 관계자는 "거래미달 종목의 경우 업체들이 막판에 비용을 쏟아부으며 거래량을 맞추곤 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거래부진 종목이 속출하는 데다 업체들의 자금사정도 악화돼 있어 4분기를 전후해 무더기 퇴출 사례가 생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