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내려도 은행 수신고 안줄었다

시중은행들이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하 후 정기예금 금리를 잇따라 내렸지만 은행권 자금동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는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 등이 모두 침체된 상태에서 투자자들이 마땅히 돈굴릴 곳을 찾지 못해 예금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콜금리 인하 전인 지난 11일 60조9천9백89억원에서 19일에는 60조7천3백45억원으로 2천6백44억원, 0.4% 감소하는 데 그쳤다.

또 국민은행의 총수신 잔액은 11일 1백36조1천7백92억원에서 19일에는 1백36조1천9백47억원으로 오히려 소폭 늘어났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금리를 내린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섣불리 자금이탈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지만 경기침체로 마땅한 투자대안이 없는 상태여서 급격한 자금이탈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19일 현재 총수신 잔액이 72조4천1백48억원으로 11일에 비해 6천1백45억원, 0.8% 가량 줄어드는데 그쳤다.

특히 정기예금 잔액은 30조2백9억원에서 30조1천9백68억원으로 오히려 소폭 늘어났다.

신한은행의 경우 예금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총수신과 정기예금 잔액 모두 소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19일 현재 총수신 잔액은 6천2백27억원(1.1%) 늘어난 55조8천7백40억원에 이르고 정기예금 잔액은 3천4백38억원(2.1%) 증가한 16조6천7백51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은행도 총수신과 정기예금 잔액이 각각 0.4%와 0.2% 증가했다.

조흥은행은 정기예금 잔액이 0.4% 가량 줄어들었지만 총수신 잔액은 0.5% 늘어났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자금시장 동향을 더 지켜봐야겠지만 금리인하로 인한 예금이탈이 급속도로 이뤄질 가능성은 작은 것 같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