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오팔(OPAL)족을 아시나요?..전만복 <과장>

전만복

"자네는 오팔(OPAL)족이란 말을 들어보았는가?"얼마 전 80세가 넘은 어르신이 노인복지 정책 관련 업무를 한다는 내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아직 한국에는 없고 일본에서 유행하고 있는 말이란다.

오팔족이란 'Old People with Active Life'의 머리말을 딴 것으로 이미 초(超)고령사회에 이르고 있는 일본에서 노인들이 소비의 주요한 핵심 세력으로서 활발하게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고 한다.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어르신들과 관련해 종종 듣는 것은 독거노인,결식노인 같은 암울한 단어들이다.

아이를 낳지 않는 경향과 맞물린 고령화 추이는 너무나 빠르다.

이는 이웃 일본이 경험했던 것보다도 더 빠른 속도로 우리 사회의 인구구조가 역(逆)피라미드형으로 급속히 바뀌고 있다.이런 현상에 대해 혹자는 '인구지진(地震)'이 우리 사회를 덮치고 있다고 하고,혹자는 우리 사회가 '고령화의 덫'에 걸려들고 있다고도 한다.

우리 사회는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고,2019년에는 '고령사회'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

개인은 물론 경제·사회적으로도 큰 변화를 몰고올 것이 분명하다.생산연령 인구의 감소는 저축과 투자 감소를 초래하고 이는 우리 경제의 지금까지 특장점이었던 역동성에 타격을 가할 것이다.

연금을 내는 사람은 줄고 받는 인구는 급증해 재정 위기도 예고되고 있다.

그러나 고령사회는 반드시 부담만 지우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도전의 기회를 주기도 한다.

소위 실버산업이 바로 그것이다.

고령사회에서는 소비의 주체가 달라진다.

고령화가 진전될수록 노인층이 소비의 주역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젊은층의 욕구에만 부응했던 기업은 노년층도 새로운 소비자로 겨냥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기가 올 것이다.

효율적으로 대비를 못한 기업은 당황스러운 상황을 맞을 수도 있을 것이다.

급속한 고령화에 대비하는 우리 모두의 노력은 부족하다.

정부 차원의 대응도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고령화와 관련된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기 짝이 없다.그럼에도 고령사회에서 경제·사회적인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독거노인과 같은 부정적 이미지의 용어가 오팔족이란 단어로 대체될 수 있기를 고대한다.

이것이 현재 정부가 '고령사회대책기본법'을 제정하고 '실버산업 육성'을 중요한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취지이며,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