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내릴까 말까 ‥ 박승 총재 인하 요구에 은행들 고민중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대출금리 인하를 촉구한 후 우리 신한 등 일부 시중은행이 프라임레이트(대출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프라임레이트 인하는 은행 수지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자칫하다간 역마진까지 발생할 수 있어 은행들의 접근은 매우 조심스러운 편이다.23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은행 전체 대출상품의 기준금리인 프라임레이트를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은행 관계자는 "가급적 이번 주중 ALM위원회(자산부채관리위원회)를 여는 등 의사결정 절차를 밟을 계획"이라며 "금리인하 시기나 폭 등 구체적인 사항은 내부절차가 끝나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이르면 이번주중 금리결정실무협의회나 리스크협의회를 열어 대출금리 인하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우리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떨어졌기 때문에 대출금리도 어느 정도는 조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여ㆍ수신 만기구조와 시장금리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하시기와 폭 등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외환은행은 당좌대출 금리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국민은행은 지난 19일부터 고정금리 대출상품의 금리를 0.05∼0.10% 인하했다.

이들 은행과는 달리 조흥 하나 등 다른 은행들은 금리인하에 부정적인 입장이다.조흥은행 관계자는 "예금 금리인하는 신규 가입고객에게만 적용되지만 대출 기준금리 인하는 신규대출자뿐 아니라 기존 대출자에게도 적용된다"며 "따라서 대출 기준금리를 예금금리 인하폭만큼 내리면 자금운용에 차질이 빚어지고 은행은 큰 손실을 입게 된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현재 고정금리 대출은 정부자금으로 빌려주는 학자금대출과 1∼3년짜리 모기지론뿐"이라며 "고정금리 대출상품이 많지 않은 만큼 금리인하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