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역조건 최악 ‥ 1분기이어 사상최저

유가 급등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되면서 수출 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나타내는 '순상품 교역조건지수'가 2분기 연속 사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4분기(4∼6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동향'에 따르면 2000년 100을 기준으로 한 순상품 교역조건지수는 1·4분기보다 2.2% 하락한 84.6을 기록했다.순상품 교역조건지수는 수출단가지수를 수입단가지수로 나눠 계산한 것으로 한 단위의 수출 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뜻한다.

2000년에는 상품 한 개를 수출하면 그 돈으로 상품 한 개를 수입할 수 있었으나 2분기에는 0.84개밖에 살 수 없다는 얘기다.

특히 6월 중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82.5까지 떨어져 향후 교역조건이 더 나빠질 것으로 우려됐다.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지난 95년 140대까지 올라 정점을 찍은 뒤 하락을 거듭,작년부터 80대 후반으로 떨어졌다.

교역조건이 이처럼 나빠진 것은 2분기 중 수출단가지수가 전분기 대비 1.5% 상승에 그친 데 반해 수입단가지수는 3.8% 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체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을 나타내는 소득 교역조건지수는 기록적인 수출물량 증가에 힘입어 2분기 중 140.3을 기록,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소득교역조건지수는 지난해 4·4분기(141.4)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었다.

한은은 2분기 중 수출물량이 전기 대비 7.4%,전년 동기 대비 31% 급증했기 때문에 소득 교역조건지수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월별 소득 교역조건지수는 지난 3월 148.6을 정점으로 4월 142,5월 141.8,6월 136.1로 3개월 연속 하락,앞으로 수출증가율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