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수의계약 폐지' 정부-中企 이견 못좁혀

단체수의계약제도 폐지를 둘러싸고 정부와 중소기업들이 이견을 좀처럼 좁히지 못한 채 팽팽히 맞서고 있다.

24일 중소기업청 주관으로 과천 기술표준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단체수의계약제도 개편을 위한 공청회'에서 중기청은 제도 폐지 입장을 재확인한 반면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산하 조합 관계자들과 업계 참석자들은 폐지의 부당성을 강하게 주장했다.이날 공청회에는 중기청의 인원 제한으로 2백여명의 중기대표만이 참석했다.

발제에 나선 이기우 중기청 기업성장지원국장은 "단체수의계약제도를 중소기업간 경쟁 체제로 전환해 경쟁력을 가진 중소기업 육성이 시급하다"며 "제도 폐지로 인한 충격과 과당경쟁 및 대기업 하청 기업화 등의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등급별 경쟁제도,저가 입찰가격조사제 등을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합 관계자들은 정부의 개편안에 대해 현실과 동떨어지고 실효성이 의문시된다며 단체수의계약제도의 존속을 주장했다.주대철 정보통신공업조합 이사장은 "중소기업간 경쟁제도는 지난 96년 도입된 후 실효성이 없다고 결론지어진 것으로 단체수의계약제도의 대안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연구원 송장준 박사는 "예정가격 대비 80% 이하로 낙찰받은 기업에 대해 조사한다고 하지만 연간 수백만건의 입찰 건에 대해 수시로 조사가 이뤄지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덤핑입찰과 유통업체들의 무조건식 저가경쟁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기협중앙회는 정부가 제도폐지를 강행할 경우 국회 차원에서 별도의 공청회를 열고 단체수의계약제도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대국민 설득작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