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코너] 부러운 미국의 기부문화

버지니아주로 이주해온 김모씨는 일주일에 한 번씩 부즈 앨런 해밀턴의 컨설턴트인 마르타 윌슨에게서 영어를 배운다.

윌슨은 국내외 출장으로 눈코뜰 새 없이 바쁘지만 김씨를 가르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부즈 앨런 해밀턴에서 10년 넘게 일하고 있는 윌슨은 회사가 자원봉사를 적극 장려하면서 이민자들을 대상으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인 투자회사인 리먼 브러더스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제임스씨는 얼마전 모교인 코넬대학에 1백달러를 기부했다.

예전에도 기부금을 내달라는 편지를 대학으로부터 몇 차례 받았지만 애써 외면했던 그였다.하지만 회사에서 두 달 전부터 '기부 장려 운동' 을 펼치는데 자극받아 기부금을 내기로 결정했다.

리먼은 직원들이 금전적인 자선활동을 적극 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직원들에게 '자선'이라는 단어가 적힌 메모장도 돌렸다.그런 분위기에 고무돼 제임스씨가 코넬대학에 직접 낸 돈은 1백달러였지만 코넬대학이 실제 제임스씨를 통해 받은 기부금은 2백달러로 늘어났다.

리먼이 기부장려 차원에서 직원들이 기부한 금액 만큼 또는 최고 두 배의 금액을 동시에 기부키로 했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기부 효과를 배증시켜 뿌듯하고 기부를 받는 기관이나 단체는 배 이상의 넉넉한 자금을 받아서 좋다.리먼은 기부한 만큼 세금 공제를 받기 때문에 실제 부담은 그렇게 크지 않다.

회사가 분위기를 잡아주지 않았더라면 제임스씨가 모교에 선뜻 기부금을 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리먼 직원들이 기부하는 곳은 대학만이 아니다.

난치병을 앓고 있는 환자를 지원하는 단체나 가난한 학생들을 돕는 기관 등 다양하다.

미국 언론에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의 기부활동이 자주 등장한다.

게이츠 부부 이름을 딴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의 재원은 무려 2백70억달러에 달한다.

그런 대표적인 재단 외에도 부즈 앨런 해밀턴이나 리먼 브러더스처럼 기부나 자원봉사를 장려하는 기업은 수없이 많다.그런 수많은 기업들이 미국 사회를 강하고 윤택하게 만드는 초석이 되고 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