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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의를 표명한 김안제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원장은 24일 "신행정수도 입지를 잘 정해놓고 물러나야겠다는 생각을 해왔다"고 사의표명 배경을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정부중앙청사 내 신행정수도건설추진위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히고,'신행정수도 건설에 대한 대국민 홍보가 부족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대통령과 정부에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정부가 신행정수도 건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시점에서 왜 그만두려 하나.
"지금까지 총력을 기울였다. 이제 고비를 넘겼다. 입지선정까지 참으로 어려웠다. 입지선정까지가 하나의 큰 계기였다. 이제부터는 토지매입 도시계획 등 실무(단계)로 들어가게 된다."
-그래도 계속 맡아 하는 것이 낫지 않나.
"첫째 힘이 든다. 이전하는 데까지 가자면 2012년이고,이후의 일도 있다. 아무리 힘좋고 지혜롭고 머리가 좋아도 7~8년을 혼자 하면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고 진이 빠지게 마련이다. 제 임기는 2년이지만 일에는 고비가 있다. 한 고비 넘고 이제 바통을 넘기는 것이다. (그동안) 입지를 잘 정해놓고 물러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의 표명은 자의인가. 언제 했나.
"자의다. 지난 13일 오전 (청와대에) 들어가 김병준 정책실장에게 말했다."
-그만두겠다는 생각을 한 지 오래 됐나.
"최종 입지를 발표한 뒤 '이것이 한 고비다. 다음에는 위원회가 뭘 할까'하는 생각을 했다. 여기까지가 제가 할 일이 아닌가 생각했고,시간이 가면서 굳어졌다."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이 압력을 넣었으리라는 추측도 있는데.
"그렇다면 오히려 나가지 않았다. 그토록 열심히 했는데… 혼자 판단한 것이다. 사의를 표했더니 청와대도,국무총리도 놀라더라.후임자를 걱정하길래 '제가 후임자를 구하겠으며 이·취임식할 때까지 위원장으로서의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신행정수도에 대한 반대 집단의 공격이 사의에 영향을 미쳤나.
"지금은 조용해졌다. 어려울 때 넘겨주는 게 말이 되는가. 쉬울 때 넘겨줘야 예의다."
-신행정수도에 대한 김 위원장의 '말 실수'도 사의 표명에 영향을 줬나.
"제가 교수로서 강의할 때 비유를 많이 하고 예를 잘 든다. 표현을 비정치적으로 해야 했을 텐데 후회될 뿐이다. 그러나 제 철학은 그대로다."
최승욱 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