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속의 한국기업] ⑤ 비싸야 팔린다..'中=못사는 나라'통념 버려야

지난 7월 베이징 시내 현대성세빌딩에 2호점을 낸 두산그룹 한식당 수복성의 온대성 사장.그는 1주일에 서너번씩 직원들을 화장실로 불러 식사를 함께 한다.

그가 '화장실 식사'를 주재하는 이유는 직원들에게 청결의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다.가장 불결한 화장실에서조차 식사를 할 수 있을 만큼 식당 전체가 깨끗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온 사장의 식당 경영 원칙은 '리치(rich)마케팅'.부자들을 상대로 한 고급 영업이다.

고소득 상류층 고객을 끌어 모으기 위해서는 최고의 음식에 최고 서비스,최고 분위기를 내야 한다.또 고객들에게 '선택된 사람'이라는 의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

당연히 음식값은 다른 식당에 비해 비싸다.

그럼에도 6백여명 규모의 식당은 언제나 북적댄다.온 사장은 "손님 80%가 중국인이고 10%는 한국인,나머지 10%는 다른 외국인"이라고 설명한다.

고가 식사를 할 수 있는 중국인 수요층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중국시장에서 가격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지금 오히려 높은 가격으로 승부를 거는 '리치 마케팅' 전략이 확산되고 있다.'중국은 소득 수준이 낮은 나라'라는 기존 생각을 뒤엎는 역발상 전략이다.

이들이 노리는 소비층은 약 5천만 가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연 가구소득 8만위안 이상,자산 31만위안 이상의 상류층 부자들이다.

이들은 특히 동부 도시에 집중돼 있어 매력적인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제일모직의 의류 브랜드인 갤럭시 역시 리치마케팅의 전형이다.

갤럭시는 주요 도시의 고급 백화점에서나 찾을 수 있다.

신사복 한벌이 6천∼7천위안에 팔린다.

어지간한 대졸 신입사원 두달치 월급에 해당하는 액수다.

1만2천위안 짜리도 있다.

그럼에도 잘 팔린다.

제일모직은 고급 고객을 특별 관리하는 등 부자들을 상대로 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중국에서 '부자 골퍼들이 입는 옷'이라는 이미지를 굳힌 울시 역시 유사한 마케팅 전략으로 성공했다.

제조업에서도 마찬가지다.

한솔제지의 경우가 대표적인 케이스.이 회사가 중국에 공급하고 있는 아트지 가격은 t당 9천위안 이상이다.

중국 제품에 비하면 40∼50% 비싸다.

이 회사는 의도적으로 가격을 차별화,고급 인쇄용지를 필요로 하는 기업을 찾아내 그들만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이를 통해'고급,고가'이미지를 심어나간다는 전략이다.

대우인터내셔널 중국본부의 박근태 상무는 "중간 가격 이하 제품은 중국에도 얼마든지 있다"며 "내수시장에 진출한 업체라면 고소득 상류층을 소비자 타깃으로 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