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연일 이상 급등 ‥ 관리종목 불구 시총 9위

LG카드가 연일 이상 급등세를 타며 시가총액 9위로 급부상,블루칩 논쟁에 불을 붙였다.

상반기중 1조원 이상 적자를 내 관리종목에 분류된 기업이 주가 급등으로 시가총액면에서 LG전자 신한금융지주 등을 제쳤기 때문이다.LG카드 주가는 26일 가격제한폭까지 급등,시가총액이 9조6천7백1억원으로 LG전자(10위)를 앞섰다.

지난 10일 이후 보름여만에 주가가 6천원대에서 1만8천원대로 무려 3배 가까이 치솟은 데 따른 것이다.

LG카드는 10일 당시 시가총액이 3조5천억원으로 23위에 머물렀지만,불과 10여일만에 14단계 뛰어올랐다.금융업종에서는 국민은행에 이어 2위다.

주가급등 추세가 이어지면 시총 10조원대인 현대차(7위)와 KT(8위)를 추월하는 것도 시간문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주가급등과 관련,경영실적 등을 감안할 때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미래에셋증권 한정태 금융팀장은 "LG카드의 주가 급등은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 측면에서는 해석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LG카드는 자본잠식 상태로 추가 자본 확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상장유지가 불투명한 기업"이라며 LG카드에 대해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제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LG카드 주가의 이상 급등은 CB(후순위 전환사채)와 BW(신주인수권부사채) 가격이 지난 7월초까지 급등락을 거듭하다 채권단과의 경영 정상화 논의가 진척되면서 안정적인 움직임을 나타내는 것과도 대조적이다.실적을 봐도 LG카드는 시총 9위에 걸맞지 않다.

지난 상반기중 LG카드보다 시총이 적은 LG전자는 7천9백9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삼성SDI의 영업이익도 3천5백16억원에 달했다.

반면 LG카드는 1조3백42억원 적자였다.

작년에도 LG전자는 1조6백22억원 흑자를 냈지만 LG카드는 5조3천3백47억원 적자였다.

전문가들은 주가 급등 이유에 대해 투기심리와 수급요인 두가지를 들고 있다.

장내 유통주식 물량이 3백62만주로 전체 주식수의 0.7%에 불과해 투기세력들의 소량 매매가 주가를 뒤흔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증시 관계자는 "LG카드의 덩치가 커지면서 종합주가지수까지 왜곡시키고 있다는 게 큰 문제"라며 "시가총액 10위내 대형주가 연일 가격제한폭 가까이 급등하며 종합주가지수를 움직여 체감지수와의 격차를 벌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날도 종합주가지수 상승분 6.24포인트중 2.68포인트는 LG카드가 기여한 것이다.그는 "지금의 주가 급등은 철저히 비정상적 수급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투자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