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로 본 부동산] 분양 대행사 '죽을 맛'

주택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분양대행 업체들도 생사의 기로에서 악전고투하고 있다.

우선 전국적으로 미분양이 속출하면서 분양대행 수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일이 다반사다.'계약률이 50%가 넘어야 수수료를 지급한다' 등의 조건으로 시행·시공사와 분양대행 계약을 맺는 게 일반적인 관행이기 때문이다.

대행업체인 G사 관계자는 "광고비 등 분양 마케팅을 위한 각종 경비를 자체 자금으로 먼저 충당하기 때문에 수수료를 제때 못받으면 큰 타격을 입는다"며 "요즘은 직원 급여도 제대로 주지 못하는 업체가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신규 분양물량이 갈수록 줄면서 수주난도 심화되고 있다.분양 실적이 뛰어나거나 '인맥'이 없으면 수주는 엄두도 못낸다.

이처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행 수수료율도 낮아지고 있다.

통상 아파트 분양대행을 맡으면 총 분양가의 1%,오피스텔은 1.5∼2%의 수수료를 받지만 최근엔 1% 미만의 헐값 수주도 마다않고 있다.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감이 주어지면 그야말로 분양 성공을 위해 '올인'한다.

분양대행 업계가 워낙 좁아 프로젝트에서 실패하면 다음부터는 일감이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H사 관계자는 "지방 프로젝트를 맡으면 몇 달간 합숙하는 것은 기본이고 보통 하루에 15시간 이상 일한다"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