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래의 식량동맹국에 관심갖자..정영구 駐파라과이 대사

파라과이의 수도 아순시온에 있는 해발 1백55m의 람바레산에 오르면 아름다운 수도권 전경뿐 아니라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까지 한눈에 보인다.

아순시온으로부터 파라과이 땅끝 어느 쪽을 향해서든 수백km를 달려도 평야만 이어질 뿐 제대로 된 산이라곤 만나볼 수 없다.남미대륙의 한가운데에 위치한 파라과이의 면적은 약 40만7천㎢로 한반도의 1.8배에 해당하는 넓이다.

그 중에서 산은 5%에도 미치지 못한다.

게다가 아열대성 기후여서 이 넓은 국토 전역이 농업이나 축산,조림사업 등에서 어느 나라 못지 않게 좋은 입지조건을 가지고 있다.파라과이의 주요 농산물은 대두,면화,사탕수수,땅콩,참깨 등이다.

대두의 연간 생산량은 약 4백4십만 t으로서 미국,브라질,아르헨티나에 이어 세계 6위 생산국이다.

전 국토의 61%는 목축업이 차지하고 있다.비육우는 1∼1.5헥타르에 1마리 정도만 방목하는데도,전국에 약 1천만마리 이상이 야생상태로 뛰놀고 있다.

2003년 파라과이의 1인당 GDP는 9백40달러로 내려앉았지만,차코지역에서 목축과 낙농업에 종사하는 독일계 주민들의 경우 연간 소득이 1만달러를 상회한다.

파라과이의 비옥한 땅과 적합한 기후는 조림사업에도 매우 유리하다.에우칼립투스와 파라이소 히간테 등의 수종은 심고 나서 10년 정도만 기다리면 우람한 목재를 거둘 수 있게 자란다.

농축산 등 1차산업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파라과이는 1962년 우리나라와 수교했다.

그후 1965년부터 수차에 걸쳐 한국인 이민을 받아들였고,양국은 지금 과거 어느 때보다 가깝게 다가와 있다.

지난 3년동안 파라과이는 UN 등 각종 국제무대에서 우리정부의 입장이나 우리국민의 국제기구 진출 등을 1백% 지지해 줬다.

세계무역질서는 선진공업국의 수출이 확대될수록 자국내 농축산 분야의 생산은 축소시키고 후진농업국에 대한 식량의존도를 높일 수밖에 없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아시아의 어느 나라는 긴급사태시에 겪게 될 식량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남미 각국에서 대규모 영농에 종사하고 있는 자국민 농장으로부터 긴급식량을 조달할 수 있도록 대비해 놓고 있다고 한다.

공업국 대열에 올라있는 우리나라도 군사적 안보뿐만 아니라 전쟁이나 천재지변으로 야기될 식량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 파라과이와 같이 농업잠재력이 높은 국가에 견고한 식량생산 기지를 확보하고 미래의 농축산 강국과 식량동맹적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