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8일자) 기업들이 인재를 강조하는 이유

요즘 우리 기업들의 최대 화두는 인재확보인 듯한 느낌이다. 우수인재 확보가 CEO의 주요 임무로 부각되고 있을 정도다.

지난 26일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연봉과 국적,그리고 형식을 불문하고 인재를 확보하라고 말한 것이라든지,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글로벌 인재상을 제시하며 우수인재 확보를 강조한 것은 그런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그 전에 국적을 불문하고 우수인재 확보를 외쳐왔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1명의 천재가 1천명,1만명을 먹여 살린다는 천재론을 주장한 것도 마찬가지다. 기업들이 부쩍 인재확보를 강조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봐야 하는가.

그 이유는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국제경쟁에서 신사업을 발굴,선점하지 못하면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절박감이 무엇보다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과거처럼 선진국을 따라가는게 아니라 그들과 동시에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돼버린 지금 우수인재 확보는 더욱 절실한 문제다.

국적을 불문하고 우수인재를 데려오라는 그룹 총수들의 주문이 이해가 되고도 남는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나라가 대표적인 고학력 국가로 지칭될 만큼 대학ㆍ대학원 고급인력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도 왜 기업들이 굳이 해외로 인재를 찾아 나서야만 하는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한마디로 기업이 원하는 인력을 국내에선 찾을 수 없다는 얘기에 다름아니다.

우리나라 인력 자체가 애당초 그럴 가능성조차 없었다면 또 모르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이는 결국 교육제도 문제로 귀착된다.

우리나라 교육제도는 과연 경쟁력이 있는가. 대학은 산업수요에 맞는 인력을 공급하고 있는지,또 영재교육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등을 생각하면 결코 그렇다고 말할 수 없다.정부가 새 대입제도를 발표했지만 고교학력도 저하되고 대학학력도 저하되는 꼴이 되지나 않을지 솔직히 걱정스럽다.

우리 사회가,우리 기업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인력을 어떻게 길러 낼 것인가의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