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잦아드는듯 하더니 어느새 새벽에는 쓸쓸한 기운마저 감돈다.


절기는 처서를 지나 이슬이 내린다는 백로를 일주일 앞두고 있다.
계절의 변화가 하루하루 다르게 느껴지는 때다.


가을의 초입,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한 "9월에 가볼만한 곳"을 살펴본다.

◆조무락계곡(경기 가평)=가평읍에서 용수목 방면으로 차를 타고 40분가량 올라가다 보면 삼팔교가 나온다.


삼팔교는 석룡산 골짜기 6km구간에 걸쳐 있는 조무락계곡의 입구다.


크고 작은 용소가 이어지는 조무락골은 가평천의 상류.
'조무락'이란 지역 사투리로 '산새들이 재잘거린다'는 의미란다.


호랑이가 웅크린 모습을 한 '복호등폭포',똬리를 튼 듯 폭포수가 돌아 흐르는 '골뱅이소' 등이 이채롭다.


조무락계곡 인근에는 가평8경에 포함되는 용소폭포와 무주채폭포도 있다.
'경기의 금강'이라 불리는 운악산은 등산로가 비교적 잘 정비돼 있어 가족 단위 관광객들도 많이 찾고 있다.


가평군청 문화관광과 (031)580-2065



◆임실군(전북)=전북 동남부에 위치한 임실은 지금까지는 관광지로서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도심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때묻지 않은 산과 물을 찾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러볼 만한 청정지역이다.


임실군에는 국사봉을 오른쪽에 두고 옥정호를 감아 돌아가는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가 있다.


또 섬진강 상류인 천담·구담계곡의 맑은 물에는 돌거북이 수 없이 노닐고 영화 '아름다운 시절'의 촬영지인 구담마을은 그 아늑함으로 길손의 발길을 붙잡는다.


시인 김용택의 고향인 장산마을 앞에서 시작,천담계곡을 따라가는 10km 정도의 자갈길 '걷고 싶은 길'은 옛 추억을 되새기며 호젓이 산책하기에 알맞다.


아침안개 드리운 옥정호와 안개 속에 뜬 운암대교의 어울림은 한 폭의 풍경화를 연상케 하는 임실의 또 다른 볼거리다.


임실군청 문화관광과 (063)640-2224



◆사천 바닷가마을(경남 사천)=쪽빛 바다 위에 그림처럼 펼쳐진 섬들은 남해안 일대에서는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그러나 사천에서 마주하는 섬들의 느낌은 남다르다.


사천 일대의 비경들은 그 은밀함으로 인해 가치를 더한다.


삼천포대교를 중심으로 동으로는 코끼리 바위로 유명한 남일대해수욕장에 도달한다.


서쪽으로는 실안해안일주도로에서 일몰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사천의 중심부에 위치한 와룡산(7백98m)은 해안에 위치해 실제 높이보다 더욱 웅장해 보인다.


등산의 재미에 더해 산 위에서 한려해상국립공원을 내려다 보는 맛이 있어 사시사철 등산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서포면 비토도의 끝없이 펼쳐지는 갯벌과 아기자기한 주변 섬,그리고 한적한 어촌마을도 정겹다.


사천시청 문화관광과 (055)830-4000



◆민주지산(충북 영동)=경북과 전북이 만나는 충북의 남쪽 자락에 숨어있는 민주지산은 감탄을 자아낼 만하다.


해발 1천2백42m의 민주지산을 중심으로 연결되는 장쾌하고 시원한 능선,빽빽한 원시림,수많은 소를 따라 흐르는 백옥 같은 계곡물,그리고 주위 경관과 조화를 이룬 다양한 휴양시설 등은 산과 계곡을 찾는 사람에게 적지 않은 만족감을 선사한다.


우리나라 3대 악성으로 추앙받고 있는 박연 선생을 기린 난계국악박물관 답사나 알알이 영근 달콤한 늦포도의 맛은 영동군 방문의 또 다른 즐거움이 된다.
민주지산자연휴양림 (043)740-3437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