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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컨설팅업체와 어깨를 나란히하고 있는 국내 토종 컨설팅업체인 네모파트너스의 정택진 사장이 최근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에서 "21세기 경영혁신의 성공요소"를 주제로 특강을 했다.
이를 요약,소개한다.
정 사장은 강의에서 "경쟁력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창출하는 것"이라며 "부존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 상황에서 경쟁력을 갖춘 사업이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혁신을 통해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선진국의 성공사례에 경도되지 말고 우리 나름의 전략을 만들어야 세계를 무대로한 산업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IMF때 망한다고 했던 회사들 대부분 생존=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문제를 풀어야 한다.
우선 어떤 품목에 주력할 것인가,즉 '전쟁터'를 먼저 선택해야 한다.
그 다음 과제는 생산과정의 혁신이다.
이는 경영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무엇인가를 모색하는 일이다.
혁신의 문제는 서구 선진국의 사례를 적절히 받아들이는 것이 나쁠 것이 없지만 전쟁터 결정의 문제에 있어서는 서구의 조언이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한다.
실제로 지난 97년 외환위기 당시 외국계 컨설팅회사들이 곧 망할 것이라고 진단했던 회사들은 지금 대부분 생존해 있다.
이중 일부는 우리나라 산업을 이끌어가는 선두기업이 돼 있다.
포스코가 대표적인 예다.
주요 외국계 컨설팅 업체들은 앞으로 제철소의 규모가 점차 줄어드는 '미니밀 현상'이 나타날 것이며 포스코 같은 규모의 제철소는 망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현재 포스코는 세계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한국전기초자 역시 '망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판결을 받았지만 보란 듯이 우량기업으로 거듭났다.
◆경쟁력은 창출하는 것=냉정하게 말하자면 한국이 애초부터 경쟁력을 갖고 있는 분야는 거의 없다.
부존자원은 부족하며 인구는 필요 이상으로 많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게임 '스타크래프트'에 비유하면 미네랄과 가스 등의 자원은 없는데 일꾼(SCV)만 많은 상황인 셈이다.
지정학적인 위치도 좋지 못하다.
노동집약적인 중국,기술집약적인 일본사이에 끼어있기 때문에 잠시만 한눈을 팔면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다.
넛크래커(nutcracker)가 되기 쉽다는 얘기다.
'경쟁력이 있는 품목을 찾아 집중 육성하라'는 상투적인 조언은 우리에게 아무런 시사점도 주지 못한다.
애초부터 경쟁력이 있는 품목이란 없으며 어떤 사업을 시작하든 불리한 환경에서 출발하는 것이 운명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한국이 살 길은 혁신=한국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은 혁신 뿐이다.
다행히 우리는 어느 민족보다 혁신에 최적화된 민족이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일하는 인적자원의 질도 뛰어나다.
제대로 혁신 작업만 추진할 수 있다면 환경상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삼성 이병철 전 회장이 '반도체는 산업의 쌀'이라며 반도체 사업을 일으켰을 때,현대 정주영 전 회장이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동차 사업을 시작했을 때 세계 어느 나라도 우리가 이 산업의 선두주자가 될 것으로 보지 않았다.
우리는 끊임없는 혁신작업을 통해 서서히 경쟁력을 키웠고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오르게 된 것이다.
사실 혁신은 크고 대단한 것만을 지칭하는 말이 아니다.
실제로 혁신은 작은 것에서 부터 시작한다.
삼성 에버랜드의 혁신 사례집에는 '매 모이'와 관련된 혁신 얘기가 나온다.
직원이 관광객을 위해 풀어놓은 매에게 과자를 던져주면 비행 중인 매가 이를 받아먹는데 매가 과자를 성공적으로 받아 먹을 확률이 20∼30%에 불과했다.
보통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를 훈련시키는 쪽을 택한다.
하지만 에버랜드는 달랐다.
매 훈련 대신 모이와 투사각도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매 모이를 매의 입 크기에 가장 맞는 것으로 조정했고 투사 각도도 매 중심으로 바꾸었다.
그 결과 매가 모의를 받아먹을 확률은 70% 선으로 높아졌다.
주변을 둘러보고 혁신에 대해 생각하라.이것이 쌓이고 쌓이면 우리가 세계 제일이 될 수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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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모파트너스는...]
네모파트너즈는 지난 2000년부터 사업을 시작한 국내 토종 컨설팅 업체.2004년 현재 전체 컨설팅업체 중 5위(매출액 기준)를 기록하고 있으며 6시그마 분야에서는 1위에 올라 있다.
네모파트너즈는 현재 삼성그룹 계열사 6시그마 프로젝트의 70%를 수주하고 있으며 KT와 SK텔레콤 등 주요 유·무선 통신회사의 미래전략 컨설팅도 담당하고 있다.
이를 요약,소개한다.
정 사장은 강의에서 "경쟁력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창출하는 것"이라며 "부존 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 상황에서 경쟁력을 갖춘 사업이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혁신을 통해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선진국의 성공사례에 경도되지 말고 우리 나름의 전략을 만들어야 세계를 무대로한 산업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IMF때 망한다고 했던 회사들 대부분 생존=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문제를 풀어야 한다.
우선 어떤 품목에 주력할 것인가,즉 '전쟁터'를 먼저 선택해야 한다.
그 다음 과제는 생산과정의 혁신이다.
이는 경영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무엇인가를 모색하는 일이다.
혁신의 문제는 서구 선진국의 사례를 적절히 받아들이는 것이 나쁠 것이 없지만 전쟁터 결정의 문제에 있어서는 서구의 조언이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한다.
실제로 지난 97년 외환위기 당시 외국계 컨설팅회사들이 곧 망할 것이라고 진단했던 회사들은 지금 대부분 생존해 있다.
이중 일부는 우리나라 산업을 이끌어가는 선두기업이 돼 있다.
포스코가 대표적인 예다.
주요 외국계 컨설팅 업체들은 앞으로 제철소의 규모가 점차 줄어드는 '미니밀 현상'이 나타날 것이며 포스코 같은 규모의 제철소는 망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현재 포스코는 세계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한국전기초자 역시 '망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판결을 받았지만 보란 듯이 우량기업으로 거듭났다.
◆경쟁력은 창출하는 것=냉정하게 말하자면 한국이 애초부터 경쟁력을 갖고 있는 분야는 거의 없다.
부존자원은 부족하며 인구는 필요 이상으로 많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게임 '스타크래프트'에 비유하면 미네랄과 가스 등의 자원은 없는데 일꾼(SCV)만 많은 상황인 셈이다.
지정학적인 위치도 좋지 못하다.
노동집약적인 중국,기술집약적인 일본사이에 끼어있기 때문에 잠시만 한눈을 팔면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다.
넛크래커(nutcracker)가 되기 쉽다는 얘기다.
'경쟁력이 있는 품목을 찾아 집중 육성하라'는 상투적인 조언은 우리에게 아무런 시사점도 주지 못한다.
애초부터 경쟁력이 있는 품목이란 없으며 어떤 사업을 시작하든 불리한 환경에서 출발하는 것이 운명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한국이 살 길은 혁신=한국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은 혁신 뿐이다.
다행히 우리는 어느 민족보다 혁신에 최적화된 민족이라고 생각한다.
열심히 일하는 인적자원의 질도 뛰어나다.
제대로 혁신 작업만 추진할 수 있다면 환경상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삼성 이병철 전 회장이 '반도체는 산업의 쌀'이라며 반도체 사업을 일으켰을 때,현대 정주영 전 회장이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동차 사업을 시작했을 때 세계 어느 나라도 우리가 이 산업의 선두주자가 될 것으로 보지 않았다.
우리는 끊임없는 혁신작업을 통해 서서히 경쟁력을 키웠고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오르게 된 것이다.
사실 혁신은 크고 대단한 것만을 지칭하는 말이 아니다.
실제로 혁신은 작은 것에서 부터 시작한다.
삼성 에버랜드의 혁신 사례집에는 '매 모이'와 관련된 혁신 얘기가 나온다.
직원이 관광객을 위해 풀어놓은 매에게 과자를 던져주면 비행 중인 매가 이를 받아먹는데 매가 과자를 성공적으로 받아 먹을 확률이 20∼30%에 불과했다.
보통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를 훈련시키는 쪽을 택한다.
하지만 에버랜드는 달랐다.
매 훈련 대신 모이와 투사각도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매 모이를 매의 입 크기에 가장 맞는 것으로 조정했고 투사 각도도 매 중심으로 바꾸었다.
그 결과 매가 모의를 받아먹을 확률은 70% 선으로 높아졌다.
주변을 둘러보고 혁신에 대해 생각하라.이것이 쌓이고 쌓이면 우리가 세계 제일이 될 수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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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모파트너스는...]
네모파트너즈는 지난 2000년부터 사업을 시작한 국내 토종 컨설팅 업체.2004년 현재 전체 컨설팅업체 중 5위(매출액 기준)를 기록하고 있으며 6시그마 분야에서는 1위에 올라 있다.
네모파트너즈는 현재 삼성그룹 계열사 6시그마 프로젝트의 70%를 수주하고 있으며 KT와 SK텔레콤 등 주요 유·무선 통신회사의 미래전략 컨설팅도 담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