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지원 사모펀드 나왔다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사모펀드(PEF)가 처음으로 설립됐다.

우리은행은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책의 일환으로 미국계 투자은행인 메릴린치와 공동으로 1천1백억원 규모의 '우리모아 펀드'를 설립했다고 30일 발표했다.이 펀드에는 우리은행이 1천억원을 출자했으며 메릴린치가 1백억원을 투자했다.

펀드가 투자할 대상 기업의 심사와 선정은 우리은행이 맡고 펀드의 운용은 우리투신운용이 담당한다.

만기는 5년이다.중소기업 지원을 전담하는 사모펀드가 설립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 은행권이 사모펀드를 설립하는 것도 처음으로 자금동원력과 브랜드 파워를 갖춘 은행이 사모펀드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함으로써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은 간접투자자산운용법이 개정되면 투자기업의 경영권을 장악할 수 있는 '바이아웃(Buy-out)펀드'를 설정하고 개인투자자에게도 펀드 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등 사모펀드를 더욱 활성화할 계획이다.현행 법상 사모펀드는 경영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

그러나 자산운용법이 개정되면 경영권 확보 목적의 투자가 가능해진다.

우리은행은 이번에 설정된 펀드의 투자를 위해 거래기업 가운데 사업성이 우수하다고 판단되는 1천여개의 기업을 대상으로 기술력과 사업성 등을 평가해 삼정 전진중공업 등 3개사를 투자 대상으로 최종 선정했다.이들 기업에는 9월1일 2백30억원이 투자된다.

나머지 8백70억원도 연말까지 투자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사모펀드를 중소기업의 △재무 건전화를 위한 중·후순위채 매입 등 구조조정용 투자 △프리IPO(기업공개) 투자 △기업가치 향상 투자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계획이다.

사모펀드 활성화는 중소기업의 경우 자금 및 자본을 저렴한 비용으로 안정적으로 조달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고 은행으로서는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는 좋은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전략'의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이인영 우리은행 기업금융단 부장은 "은행의 여신지원 등은 투자 적격 기업 등으로 대상이 제한되지만 사모펀드를 활용할 경우 투자 부격적 기업도 옥석을 가려 투자할 수가 있다"며 "이번에 투자를 한 기업들은 여신 한도가 꽉 차 추가로 지원을 받기 어려웠던 기업"이라고 말했다.그는 "우리모아펀드는 연 수익률 20∼25% 정도를 목표로 잡고 있다"며 "사모펀드가 활성화되면 기관투자가뿐만 아니라 개인투자자에게도 투자기회를 줄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