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후판 수입가 33%올라...조선업계 '비상'

일본 철강업계가 한국 조선업체들에 공급하는 선박용 후판 가격이 t당 1백50달러(33%)나 올라 조선업계의 채산성에 비상이 걸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업체들은 신닛데쓰 JFE스틸 등 일본 철강업체들과 올 4·4분기 및 내년 1·4분기 후판 국내수입가격을 t당 1백50달러 인상한 6백달러로 결정하고 물량은 가급적 전분기 수준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이번 인상은 상승폭 면에서 사상 최고 수준으로 일본산 후판 가격은 지난해 1분기만 하더라도 t당 2백80달러였으나 4분기 3백40달러,올 2분기 4백20달러,3분기 4백50달러 등으로 최근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왔다. 일본산 후판 수입가격이 포스코(4백65달러)보다 높아짐에 따라 포스코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업체들도 추가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여 조선업계 채산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이처럼 일본 철강업체들이 후판 가격을 큰 폭으로 올리겠다고 나선 이유는 무엇보다도 국내 조선업계가 작년에 이어 올해 유례없는 수주 호황을 누리면서 일감이 폭증해 후판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반면 공급은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국내 선박용 후판 수요량 가운데 일본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30%가량이며 나머지는 포스코와 동국제강이 약 6대 4가량의 비율로 공급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가가 바닥에 있던 9·11 미국 테러 이후의 수주물량이 올 매출에 본격 반영되는 데다 원자재 가격까지 천정부지로 솟구치고 있어 채산성 악화는 불가피하다"며 "포스코 등 국내 업체들이 공급물량 확대 등 조선업체와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지만 조선회사들이 당분간 가격 인상과 물량 부족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