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맘껏 먹어도 살은 '쏘~옥' .. 新황제다이어트

최근 '비만의 제국'이란 책이 발간되면서 비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책은 비만을 전염병으로 규정하고 전염병의 발생지이자 세계에 비만을 퍼뜨리는 미국의 '비만 역사'를 날카롭게 파헤치고 있다.이처럼 비만이 인류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점을 강력하게 경고하고 있지만 비만 인구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음식을 마음대로 먹으면서도 몸매를 날씬하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기만 먹고 살을 빼는 '황제 다이어트',탄수화물을 몸이 받아들이지 않도록 체질을 바꾸는 '덴마크 다이어트'….갖가지 다이어트법이 줄을 잇고 있다.최근에는 각종 음식을 마음껏 먹으면서 살을 빼는 '신황제 다이어트'까지 등장했최근 들어 미국 등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신황제 다이어트법에 대해 알아본다.

◎마음껏 먹으면서 살도 빠진다

한국에서 다이어트 열풍을 일으킨 것은 일명 '황제 다이어트'로 불린 앳킨스 다이어트다.곡류는 먹지 않고 고기를 마음껏 먹는 다이어트로,1∼2주 만에 3∼4kg이 쉽게 빠져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체내 수분 감소로 체중이 빠지는 것일 뿐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높고 정상 식사로 돌아왔을 때 살이 더 찌는 부작용이 때문에 인기가 시들해졌다.

최근에는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일본 등에서 '사우스 비치(South Beach)'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부부 등 유명 인사들이 애용하는 다이어트법으로 알려져 있다.

고기는 물론 밥 빵 술 등을 마음껏 먹고 살을 뺀다고 해 '신(新) 황제 다이어트'로 불린다.

'저(低)인슐린 다이어트'인 이 방법은 췌장의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음식만 제한하는 것으로 인슐린 분비를 억제하기 위해 당지수(GI)가 낮은 음식만 골라 먹는 것이다.

앳킨스 다이어트와 달리 밥 빵 국수 등도 마음껏 먹을 수 있고 근육량 감소,요요현상,영양 불균형 등의 부작용이 적어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인슐린 분비를 최대한 늦추는 음식만 섭취

마음껏 먹어도 살이 빠지는 것은 인슐린의 작용 때문이다.

밥이나 빵 등 탄수화물은 몸 속에서 포도당으로 바뀐다.

따라서 식사 후에는 혈액 속 포도당의 양(혈당 수치)이 높아지는데 혈당이 높아지면 혈당을 원상태로 되돌려놓기 위해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된다.

인슐린은 포도당을 장기나 근육으로 보내며 장기나 근육은 이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인슐린은 장기나 근육으로 보내고 남은 포도당을 지방의 형태로 바꿔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혈당이 서서히 증가하면 인슐린 분비량도 늘어나고,장기나 근육 등에 포도당을 보내는 속도는 늦어진다.

느린 속도로 공급되는 포도당은 장기나 근육의 자체 에너지원으로 모두 사용돼 포도당이 지방의 형태로 쌓이지 않는다.

그러나 혈당 수치가 급격히 높아지면 인슐린이 대량으로 분비돼 포도당을 빠른 속도로 장기나 근육에 보내게 된다.

이때 한꺼번에 많은 양의 포도당을 공급받은 근육이나 장기는 포도당을 다 쓰지 못하고 남긴다.

이럴 경우 인슐린은 남은 포도당을 빠르게 지방으로 전환시켜 지방세포에 축적시킨다.

고혈당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음식이 비만을 일으키게 되는 셈이다.

◎칼로리도 함께 조정해야

저인슐린 다이어트의 기본 원리는 가급적 인슐린이 적게,서서히 분비되도록 식사 습관을 바꾸는 것이다.

탄수화물을 적게 먹고,당지수 60 이하인 음식만 골라 먹는 게 그 핵심이다.

그러나 한국인들이 즐겨 먹는 주식인 흰 쌀밥(당지수 84) 같은 곡류와 식빵(91)은 대부분 당지수가 높아 이 다이어트를 실천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주식을 현미밥(56) 등 잡곡밥이나 통밀빵(50) 호밀빵(55) 메밀국수(54) 등으로 변경하면 다이어트가 가능하다.

대부분의 육류와 어패류는 당지수가 40∼50 정도여서 마음껏 먹어도 된다.

야채 가운데 감자(90)와 당근(80)이 당지수가 높으며 옥수수(75) 호박(65) 토란(64) 등도 비교적 높은 편이다.

그 밖의 야채 근채류는 당지수가 낮기 때문에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

과일 중에서는 딸기잼(82) 파인애플(65) 황도통조림(63)을 피해야 하며 사과(36) 배(32) 귤(33) 오렌지(31) 딸기(29) 감(37) 복숭아(41) 등은 당지수가 낮아 많이 먹어도 괜찮다.

설탕(109) 초콜릿(91)은 당지수가 매우 높으므로 절대 먹어서는 안되며 유제품 중에선 아이스크림(65)만 조심하면 된다.

생크림(39) 버터(30) 치즈(31)는 당지수가 낮다.

술은 다이어트의 적으로 알려져 있으나 당지수가 낮아 이 다이어트법에서는 별 문제가 안된다.

저인슐린 다이어트 예찬론자들은 각종 다이어트에 실패한 사람도 손쉽게 살을 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비만클리닉 전문가들 가운데 일부는 당지수가 낮은 육류나 유제품 등을 배불리 먹어도 살이 저절로 빠진다고 확대 해석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주장한다.

체중은 항상 섭취한 칼로리가 소모한 칼로리보다 많으면 늘어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저인슐린 다이어트에 성공하려면 칼로리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도움말=강남베스트클리닉 이승남 원장

분당서울대병원 손정민 영양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