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내 몸에 유산균 '腸이 튼튼해요'

웰빙 바람을 타고 유산균 신제품이 줄을 잇고 있다.

변비를 막아주고 장운동을 촉진시키는 것에서부터 헬리코박터균에 효과가 있다는 제품에 이르기 까지 디양한 유산균 발효유가 선보이고 있다. 이에 힘입어 국내 유산균 발효유 시장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올해는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야쿠르트,서울우유,해태유업,매일유업,남양유업 등 15개 회사가 유산균 발효유를 생산.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유산균의 작용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유산균에 대해 알아본다.

◆나쁜 균 단속하는 대장 내 경찰관장 속에는 1백여 종류에 달하는 1백조마리 이상,무게로는 1.5kg의 세균이 살고 있다.

대장이 건강하려면 몸에 좋은 균과 그렇지 않은 균들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

이 중에서도 유익한 미생물의 대명사가 바로 유산균이다.유산균은 장 속에 자리 잡고 살면서 나쁜 세균들이 장벽에 달라붙지 못하게 하고 몸 밖으로 빠르게 배출되도록 유도한다.

유산균이 하는 일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이 바로 '발효'다.

유산균 발효유는 우유나 유제품에 유산균을 넣어 발효시킨 것이다.

◆콜레스테롤 억제와 비타민 공급 효과

성장기 어린이에게 필수적인 영양소인 콜레스테롤은 몸의 세포막을 형성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콜레스테롤 수치가 너무 높으면 고지혈증,동맥경화증 등의 원인이 된다.

유산균은 소장 내에서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막는 효과가 있어 콜레스테롤 농도 유지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유산균 중 하나인 비피더스균은 티아민,리보플라민,비타민B1,B2,B6,B12와 비타민K 등을 합성한다.

이 중 비타민 B군은 성장기의 발육촉진,조혈작용,피부미용에 도움을 준다.

또한 칼슘 함량과 흡수율이 높아 칼슘 섭취에 좋다.

유산균이 면역을 키워주는 세포의 분열을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도 많이 나와 있다.

유산균 음료를 섭취하면 자연스럽게 면역능력이 향상된다는 것이다.

특히 유산균은 몸 안의 불량 세포를 제거하는 NK(Natural Killer)세포와 면역세포인 T세포를 활성화시켜 주고,면역물질인 사이토킨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헬리코박터균 제거 못해

헬리코박터균은 위염과 위궤양 등의 위 질환과 위암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 균을 없애면 궤양이 낫고 위염 재발도 막을 수 있다.

그러나 헬리코박터균은 위산에서도 살아남을 만큼 강력하다.

보통 세균은 적은 양의 항생제로도 죽지만 헬리코박터균을 죽이려면 여러 종류의 항생제를 1주일 이상 먹어야 한다.

이렇게 하더라도 환자의 10∼20%에서는 여전히 살아 있는 헬리코박터균이 발견된다.

따라서 유산균 발효유로 헬리코박터균을 없애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항생제로 치료를 할 때 유산균이나 유산균 발효유를 보조적으로 마시면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또한 항생제 치료를 돕는 보조역할이므로 단지 유산균 발효유만으로 헬리코박터균을 없앨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이 들수록 더 필요

러시아 생물학자 메치니코프 박사는 평소 유산균 발효유를 즐겨 마시는 불가리아 지방과 코카서스 지방에 장수하는 사람이 많은 것은 유산균 발효유와 연관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나쁜 균들이 장 속을 부패시키고 노화의 속도를 높이는데,유산균이 이를 막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음식물,약물 또는 스트레스로 인해 유산균 수가 줄어들게 된다.

노인의 장 속 유산균 수는 어린이보다 20% 정도 적다.

따라서 유산균을 보충해줄 필요가 있다.

유산균은 어린이보다는 나이가 들수록 장에 유익한 균을 만드는 능력이 점점 떨어지는 성인들에게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식후에 먹으면 효과 높아

유산균 발효유는 살아 있는 유산균을 먹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나 유산균은 위산에 매우 약하다.

일반적인 세균들은 pH4 이하의 강한 산성에서 30분 정도 있으면 99.9%가 죽는다.

정상적인 위의 산도는 pH3 이하이므로 보통 위 속에서 15분이 지나면 미생물의 99%가 죽게 된다.

유산균도 예외가 아니다.

비피더스균을 포함한 유산균들은 위를 지나면서 1% 정도만 살아남아 장에 도착하게 된다.

따라서 더 많은 유산균들이 살아서 장에 도착하려면 위액의 산성 정도를 떨어뜨리거나 더 많은 유산균을 먹어야 한다.

식후 즉시 또는 공복일 경우 냉수 한잔을 마신 후 발효유를 먹으면 유산균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어린이에게 유산균 발효유를 먹일 경우 과즙 등을 먹기 시작하는 생후 1∼2개월 후부터가 좋다.

유산균 발효유를 아이에게 먹이면 유아용 정장제를 따로 줄 필요가 없다.

분유를 줄 때 발효유를 섞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

도움말=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 이선희 영양과 과장,강남서울외과 정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