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속의 한국기업] ⑨ 내 인생 마지막 승부처 '차이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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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분야 대기업의 베이징 주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P 이사.5년째 중국에서 근무한 그는 본사 복귀 명령에 대비,사업 준비에 한창이다.
친구들과 함께 서울에 무역회사를 차려놓고 자신은 짬짬이 베이징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본사 발령이 나면 바로 퇴사할 겁니다.
서울 본사로 돌아가면 경쟁에서 살아남기도 어려울 것 같고,새 환경이 겁나기도 합니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그간 중국경험을 살려 이곳에서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P 이사는 '차이나 러시'의 또 다른 한 형태다.
많은 회사 주재원들이 발령과 함께 중국에 주저앉아 '개인사업'의 길을 걷는다.
P 이사의 경우는 그래도 '준비된 중국행'이라 나은 편이다.
기업근무시 사귀어뒀던 중국 친구들도 있고,거래처도 있어 성공 가능성이 작지 않다.
문제는 최근 국내경제가 불안해지면서 무작정 차이나 러시 물결을 타는 '준비없는 중국행'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선양의 대표적인 한국인 거리로 알려진 시타.요즘 이곳 뒷골목 벽에 '하루 방값 50위안(약 7천5백원)'이라는 한글 벽보가 더덕더덕 붙어있다.
선양의 한 중소기업 사업가는 "대부분 떠돌이 한국인을 상대로 한 싸구려방"이라며 "시타에만 4백∼5백명의 한국인들이 뚜렷한 직장 없이 떠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방이 새로 온 한국인들을 어떻게 사기칠까 궁리하는 곳이라는 얘기가 있다"고 덧붙인다. '차이나 러시'의 검은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는 것이다.
최근 한국인 관련 범죄건수가 크게 늘고 있는 것도 '준비없는 중국행'과 무관치 않다.
주중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6백64건의 한국인 관련 형사사건이 발생했고, 이중 2백55건은 한국인이 가해자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돈과 관련된 사건이었다.
베이징의 한국인 주거지역으로 알려진 왕징 아파트 주변에는 특히 한국인 관련 음란퇴폐 영업소가 성행하고 있어 범죄의 온상으로 자라고 있다.
그런가하면 뚜렷한 목적의식 없는 도피성 유학생들이 중국 대학 내에서 한국의 이미지를 흐리기도 한다.
베이징 대사관 관계자는 "중국이 경기긴축으로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지금,우리나라 국민들의 중국 진출도 속도를 조절해야할 때"라고 강조한다.
인생의 마지막 승부처로 선택된 중국, 그 기회는 준비된 자의 몫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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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취재팀 ]
우종근(국제부 차장) 한우덕(상하이 특파원) 오광진(베이징 특파원) 이익원 오상헌(산업부 기자) 정지영(국제부 기자) 김병언(영상정보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