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합조사 나선 공정위 '수수료분쟁' 매듭풀까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번 카드사 담합조사를 정부의 수수료 분쟁 개입으로 해석하지 말아달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동안 수수료 인상과정을 지켜본 결과 담합의 혐의를 어느정도 포착한 데다 마침 담합신고가 들어왔기 때문에 조사에 착수할 뿐 "수수료 분쟁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번 수수료 분쟁은 시장이 자율적으로 가격을 결정하는 메커니즘이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절대 정부가 개입해선 안 된다는 것이 공정위의 공식 입장이다. 허선 경쟁국장은 분쟁 개입 의혹을 의식한 듯,"공정위가 법적 근거도 없이 조사에 착수하지는 않는다"며 담합 혐의에 대한 어느 정도의 확실한 물증을 갖고,본분에 따라 조사에 착수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조사 기간도 2∼3일 내로 단시간에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또 이마트가 카드 3사에 대한 제소를 취하하고,카드사와 가맹점 간 분쟁이 해결되더라도 조사는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시장 관계자들은 "어떤 식으로든 미묘한 시점에 정부가 조사에 착수해 이번 분쟁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불과 이틀 전인 지난달 31일만 해도 강대형 사무처장이 정례 브리핑에서 "아직까지 카드사의 담합 혐의가 나온 게 없다"고 밝힌 점을 감안하면 갑자기 조사에 착수한 것이 석연치 않다는 분석이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수수료 분쟁에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여론이 나오자 공정위가 총대를 멘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틀 전만 해도 혐의를 부인하던 공정위가 조사에 자신있게 착수할 수 있었던 것도 이마트가 카드사들을 제소하면서 결정적인 자료를 제공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어쨌든 공정위가 조사에 착수함에 따라 시장은 조사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담합행위가 성립하려면 외형상의 일치 외에 업체간에 서로 담합의도를 갖고 가격인상에 관한 의사교환을 했는지가 밝혀져야 한다. 공정위는 일단 "혐의는 잡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인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